마음이 흘러가는 대로
오지은, 서울살이는
Jenica
2013. 6. 9. 23:47
이때 노래는 결론적으로 어쨌든 살아가는 것이란 결론에 닿는다. 힘들고 어렵고 그럼에도 조금은 즐거워서. "계속 이렇게 울다가 웃"으며 살아가는 것. 앨범에서 이 곡이 남다른 위치를 차지한 이유는 이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공감을, 그 바깥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동경을, 그래서 모두에게 향수를 자극한다는 데 있을 것이다. 우리는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살고 사랑하고 죽는다. 거기서 나름의 공동체를 만들거나 찾는다면 조금 덜 외롭고 힘들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시의 한부분인지 아닌지 헛갈리는 채로, 수백만의 익명성 중에 하나로 버둥대다가 튕겨진다. 2011년은 (서울의 인구조사를 한 이래) 처음으로 서울을 떠난 인구수가 늘어난 해였다. 그러니까 이 도시엔 가족이 없다. 이 도시엔 내 집이 없다. 이 도시엔 내 자리가 없다. 어떤 의미에서 젊은이들에게 서울이란 사는 곳이라기 보다는 그저 머무는 곳이 아닐까. 월세 40만원의 원룸에서 50만원의 원룸으로, 홍대앞에서 이태원으로,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여의도 IFC몰로, 여기서 저기로 흘러 다니는 것. 하지만 생각해보라. '서울'을 다루는 이야기는 조금씩 쓸쓸하면서도 결국은 긍정적이었다. 다시 말해 우리는 마침내 이 도시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한다는 걸 깨닫는다. 그것이 한없이 깊은 짝사랑이라 할지라도. 더 많이 사랑하기 때문에 이 우울을 긍정하고 만다.
<차우진의 워드비트> 중, 스트리트 h vol. 48
다행히도 아직까지 서울살이는 즐겁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