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 254호
제목이 시사인인데, 내용은 시사와는 거리가 멀어....
어느 항목에 넣을까 고민을 좀 했다.
그래도 일단 이 내용이 담겨 있던 곳이 시사인이니까 여기에.
내공이 쌓이면 시사에 관한 이야기도 자유롭게 쓸 수 있겠지 ;-)
대부분의 직장인에게는 휴가가 있다.
그런데 이 나라에서 그 휴가 일수 다 챙겨먹는 직장인이 얼마나 될까.
왜 뻔히 있는 휴가를 손에 쥘 수가 없는 걸까.
답은 똑같다.
우리 사회가 묘한 방식으로 기울어져 있어서 우리주위에 머물러 있어야 할 작은 권력들이
자꾸만 다른 누군가에게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휴가는 내 것을 내가 필요할 때 쓰는 게 아니라,
회사가 허락할 때 '재충전을 전제로' 특별히 허락되는 무언가로 변질되어 있다.
정해진 휴가 일수 이상을 요구하는 것도 아닌데
회사는 언제나 휴가 사유를 요구하고, 심지어 생리휴가를 내겠다는 데 이유를 묻는 조직도 있다.
그런데 이런 건 당연하게 받아들일 기울기가 아니다.
어딘가에 명시되어 있는 '권리'대로라면 사유를 대는 건 개인이 아니라 오히려 회사여야 한다.
어느 기간에 누군가가 휴가를 가서는 안되는 특별한 사유가 있다면,
회사가 그 이유를 개인에게 설명하고 납득시키는 게 당연한 이치다.
그런데 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까.
그것은 '권리'가 어딘가에 명시되어 있지 않아서가 아니라,
휴가와 함께 세트로 주어져야 할 '휴가를 낼 권한'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물을 지도 모른다.
그 권력을 또 어떻게 되찾을 거냐고.
꽤 거대한 권력이 어딘가에 쌓여 있기는 해야 그런 작은 권력들도 다시 돌려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냐고.
그래서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공권력이라는 걸 따로 만들어서 축적해 두곤 한다.
그 작은 권력들로부터 정당성을 얻고, 다시 그 작은 권력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큰 권력을.
- 배명훈(소설가), 휴가와 작은 권력들 중
바로 이거다. 그나마 내가 다니는 곳은 휴가 내는 게 자유로운 편인데도,
마지막에 꼭 누군가의 허락을 받으러 가야 한다.
이미 일을 백업해주는 사람들과 이야기가 끝났음에도,
가서 내가 이러한 이유로, 이 날짜에 휴가를 쓸 거라고 말을 해야 하는 것이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거절당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냥 시스템에 바로 등록하면 그걸 보고 가는 구나, 혹은 이러해서 안된다고 말을 해주면 될텐데 말이다.
그저 이상하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정리를 해준 글을 보며 무릎을 탁!하고 쳤다.
회사를 다니면서 나의 수많은 권리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하는데,
휴가를 낼 권한도 없는 거구나..
언제나 을, 갑을병정 중에 정 ㅋㅋㅋ 휴우.
추천미드
더 킬링
워킹 데드
투 브로크 걸즈
왕좌의 게임은 이미 봤다! 정말 재밌어서 순식간에 시즌 2개를 다 봤지 ㅋㅋ
요즘 미드에 좀 뜸했는데 다시 틈틈히 챙겨 봐야지
영화 '케빈에 대하여'
편한 이야기가 아니라서 보는 내내 썩 유쾌하지 않은 2시간인데도 이상하게 자꾸 생각나는 2시간,
쉽게 잊히지 않는 이 영화의 색채와 편집과 음악과 캐스팅의 대단함에 대해서도 말하게 될 것이다.
- 김세윤(MBC FM <이주연의 영화음악> 작가)
'다른 나라에서'를 보러 갔다 곧 상영될 영화 2개의 포스터를 보게 됐는데,
하나는 '미드나잇 인 파리'였고 다른 하나가 이 영화.
둘 다 보러 가야지! 했다가 요즘 다시 영화보는 게 귀찮아져서..라기 보다 모든 게 다 귀찮아서 ㅋㅋ 못보고 있었는데,
마침 소개가 되어 있었다. 이러면 또 보러 가야지 ㅋㅋ
'미드나잇 인 파리'는 다음주 월요일에 보기로 이미 결정했고, 이건 언제 볼 지 시간표 검색을 해봐야겠다.
추천음반
Fiona Apple <The Idler Wheel Is Wiser Than Driver Of The Screw And Whipping Cords Will Serve You More Than Ropes Will Ever Do>
제목이 줄임말로 표시되어 있길래 뭔가 했더니 엄청 긴 제목이 ㅋㅋㅋ
소울메이트 OST를 통해서 알게 된 가수인데, 다른 노래는 처음 듣는다.
소개된 것처럼 특이한 음악을 하는 구나~ 근데 뭔가 정감이 있다!
약간 우리 전통의 가락과 같은 느낌도 부분부분 드는데..... 이건 내 생각일 뿐인가 ㅋㅋㅋ
강아솔 <당신이 놓고 갔던 짧은 기억>
제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싱어송 라이터의 첫 앨범.
담담한 목소리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아직 가사에 집중하며 들어보진 못했는데, 첫 느낌이 좋아.
내 스타일인 듯!
왜 여성은 아직도 (일과 가정) 모두를 가질 수 없나? 와 관련된 <the Atlantic>의 기사
미국 국무부 최고 요직 가운데 하나인 정책기획실 실장을 지냈고,
현재 명문 프린스턴 대학 교수로 있는 앤 마리 슬로터 박사의 글.
이와 관련하여 미국에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글이 길어서 <링크> 로 첨부. 내일 읽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