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Wicked, 20120720




한 달 전 누군가가 위키드를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꺼냈고, 

뭔가에 홀린 듯이 표를 예매했다.

미리 노래도 듣고 찾아보고 가야지~했건만,

결국 오즈의 마법사의 마녀 관점의 이야기라는 정보만을 가지고 뮤지컬을 보러 갔다.



아주 오랜만에 뮤지컬을 보는 거라 기대가 컸다.

하지만 퇴근 후 이태원까지 가는 길에는 이미 다들 지쳐있었고,

이대로 밥만 먹고 갈까? 라는 말이 나왔지만

그러면 그 밥은 16만원+a 의 가격이라는 걸 잘 알기에ㅋㅋㅋ


칼퇴 후 도착한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처음 가보는 곳인데, 생각보다 잘 되어 있었다.

이제까지 뮤지컬을 본 곳은 세종문화회관, 잠실의 샤롯데(가물가물), 역삼에 엘지가 하는 곳(아닌가..) 이정도.

그러고 보니 요즘 대기업들은 다 공연장을 가지고 있구나. 


특이하게 지하철과 연결되는 L층이 객석 2층이고,

그 위층이 객석 3층이자 매표소,

지하 1층이 객석으로는 1층인 구조.


층마다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 있었고,

곳곳에 -심지어 화장실에도 - 사진이 붙어 있어서 

정말 뮤지컬을 보러 왔구나, 라는 생각이 ㅋㅋ


일단 4층에 있는 중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그냥 그렇다는 후기를 보고 가서 그런지 생각 보다 괜찮았다.

찹쌀 탕수육이 특히 맛있었다. 아 배고파.


4층에서 내려다 본 매표소 층




밥을 먹은 후 퇴근할 때와는 다르게 신나하면서 사진을 찍고 객석으로 입장!



이 용 귀여워 :D




작을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무대는 생각보다 작았다.

그만큼 완전 좋은 자리가 아니어도 보기에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VIP석 중 가로로는 왼쪽편, 세로로는 가운데 쯤 않았는데,

무대 진행 상, 왼편이 조금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


원래 내용을 알고 보는 사람이라면 문제되지 않겠지만,

나처럼 전혀 정보 없이 가는 사람이라 내용을 알기 위해서는 자막을 봐야 되는 경우라면,

앞쪽은 더 불편할 것 같았다.

내 자리도 좀 불편했으나, 한 중간이 아니었기에 조금 더 나았다는 생각.



아무튼 뮤지컬은 아주 밝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무대의상도 화려하고, 주인공 중 한 명인 글린다가 워낙 밝은 캐릭터이기도 해서 더 밝은 느낌.

블링블링, 샤방샤방한 무대를 보며 웃으면서 즐겁게 봤다.



이런 느낌! (이제서야 들어가 본 공식홈페이지에서 받은 사진)




사진 왼쪽의 글린다는 금발이 너무해의 주인공 같은 느낌도 들고, 하이틴 소재의 미드에서 볼 수 있는 부잣집 딸 같은 느낌도 들고.

그래서인지 뮤지컬을 보는 내내, 미드를 실제로 보는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타이틀 곡인 Defying Gravity는 미드 Glee를 통해서 알게된 노래인데-그 원곡이 이 뮤지컬인지도 모르고 있다가 공연장에 나오는 광고 영상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더더욱 미드 보는 느낌 ㅋㅋㅋ


엘파바가 부르는  Defying Gravity는 정말 감동적이었다.

1부 마지막에 그 노래가 나오는데, 소름 돋을 정도로 노래를 잘 해서 감탄!


주변에 보고 온 사람들을 많이 봤는데,

다들 엄청 만족하고, 여러 번 보는 사람도 많은 분위기였는데,

내 취향에는 '너무' 밝은 느낌..

물론 재미는 있었다!

하지만 난 프랑스 뮤지컬이 더 좋아.

보는 내내 노트르담 드 빠리를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던.


얼핏보면 아동용 뮤지컬인 듯한 느낌도 들지만,

그 이면에 사회 비판적인 내용도 많이 들어있고

심지어 19금인 듯한 내용도 있고 ㅋㅋㅋ

밝은 뮤지컬인만큼 자막 번역을 잼있게 한 점도 좋았다.

무슨 뮤지컬이든 오리지널 팀이 오는 건 챙겨봐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했다.



무더운 여름날, 동심으로 돌아가 샤방샤방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뮤지컬, 위키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