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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9.09 황금 물고기_르클레지오 + 김연수 작가의 '한국 작가가 읽어주는 세계문학'
  2. 2012.08.20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_이병률

황금 물고기_르클레지오 + 김연수 작가의 '한국 작가가 읽어주는 세계문학'


'밤'이라는 뜻을 가진 '라일라'라는 이름의 소녀.

달 모양의 한쌍의 귀걸이와 함께 북아프리카 어딘가로 팔려온 소녀.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계속 다른 곳으로 떠돌아다녀야 했으며,

어디를 가나 그녀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가 고양이별에서 얼마간 시간을 보낸다는 건 우주에 존재하는 다른 수많은 별들을 방문하지 않는다는 것과 같은 뜻이에요. 그래서 고양이별은 어쩔 수 없이 우리에게 특별해지는 거죠. 라일라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비슷한 걸 깨닫게 됩니다. 즉, 특정한 인생의 한 시기를 누군가와 보낸다면, 그건 그를 제외한 다른 모든 인간을 만나지 않는다는 뜻이라는 걸. 그러므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가 특별하고 소중해진다는 걸. 그 사실을 알기 때문에 라일라는 관찰해요.”


출처: 김연수, 결국에는 모두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이야기 - 황금 물고기 (문학동네 카페)






어디에도, 누구에게도 속하고 싶지 않았던 라일라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단 하나,

그녀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는 것.

불안전한 신분 때문에 불안해하면서도, 새로운 이름과 신분을 얻고 나서도 채워지지 않았던 것이 바로

자신의 근원에 대한 궁금증이었을 것이다.

기억하는 한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던 삶을 산 그녀가 쉽게 포기하지 않았던 것은, 

그녀는 자신을 사랑했고, 자신이 이뤄야만 하는 것-자신에 대해 정확히 알아내는 것-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정확하게 그 말을 하려는 겁니다. 자신의 삶을 사랑한다면, 그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을 다 알아내려고 애쓸 겁니다. 책뿐만 아니에요. 음악도 듣고, 그림도 보고, 춤도 추고, 외국에도 갈 거예요. 가능한 한 모든 걸 맛볼 겁니다. 이 삶에 눈멀고 귀먹고 입 다문 사람이라면 그물에 걸린 물고기의 신세나 마찬가지죠. 자유로운 물고기라면 자신의 입과 코와 눈과 귀로 자기 앞의 삶을 맛보고 냄새 맡고 보고 들을 거예요. 그게 바로 황금 물고기죠.”
“그렇다면 그건 자유 물고기라고도 할 수 있겠군요. 도착할 시간이 다 됐네요. 그 황금 물고기가 하는 일은 뭔가요?”
“자신에게 돌아가는 일이에요. 자기 삶을 사랑하는 사람은 매순간 성장해요. 바뀌고 또 바뀌죠. 그러다가 최종적으로 자기 자신이 되죠. 마치 우주를 떠돌다가 이별로가, 라고 외친 것처럼. 우린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늘 새로운 삶 속으로 들어가는 거예요.”



출처: 김연수, 결국에는 모두 자신에게 돌아가는 이야기 - 황금물고기 (문학동네 카페)





자신의 목표, 사명, 꿈, 그것을 무엇이라 부르든 자신이 가야할 곳을 잊지 않고 자신의 주변에 있는 많은 즐거움들을, 기회를 누리며 성장해가는 것.  매 순간을 새롭게 살아가는 것. 그렇게 진정한 '내'가 되는 것. 지금의 방황을 통해 자 나신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_이병률

천천히, 책을 읽었다.

책을 샀던, 사인을 받았던 날 본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가 떠올랐다.

마지막 장을 넘기고서 잠깐의 휴식.

비가 내린다.

당신의 감성은 어찌 이리도 마음을 촉촉하게 만드는 것일까.

반질반질한 책에 흔적을 남기고 싶지 않아 오랜만에 포스트 잇에 밑줄을 표시했다.

더 많은 밑줄을 그었지만, 추리고 추려 아래에 붙여 넣어본다.

무더운 여름 날에 읽기 시작한 책을 덮는다.

바람이 불어온다.


 


마음속에 빈 새장을 가지고 있으면

언젠가는 그 안에 뭔가를 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