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윤경 작가와의 만남_사랑이 달리다 @이리카페
- 지상의 양식
- 2012. 8. 26. 22:11
누군가의 추천으로 '나의 아름다운 정원'을 읽고서 친구들에게 추천해주었고,
그 중 한 친구가 어머니에게 추천을, 그 어머니가 친구들에게 추천을 했던 기억.
나에게 심윤경 작가는 사람의 마음을 동하게 하는 따스한 글을 쓰는 작가였다.
어머니에게 추천했던 친구가 신간을 낸 심윤경 작가와의 만남에 당첨이 되어 함께 가게 되었다.
그 책 한 권 말고는 전혀 아는 정보가 없는 상태였기에 더욱 큰 기대를 가지고 이리카페로 향했다.
전부터 한 번 가보고 싶었던 이리카페.
'빅이슈'의 시와 해설 코너를 통해 평범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왔는데, 낡은 듯 친근한 느낌이 참 좋았다.
행사를 위해 세팅된 자리. 붉은 커튼이 인상적이다.
나도 홍대 앞 골목 카페가 좋아! :-)
책이 한 벽을 가득메운 공간.
심윤경 작가의 신작 소설 '사랑이 달리다'. 월간이리도 한 권 챙겼다.
비어있던 자리가 모두 차고, 본격적인 만남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칼럼니스트이자 작가이신 임경선 님께서 진행을 해주었다.
심작가님과는 육촌 관계라고 한다.
심윤경 작가님의 이야기가 시작되고 처음 든 생각은 '러블리'!
조곤조곤 말씀하시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이미 책을 읽고 온 사람들이 많기도 했고,
작가님께서도 관련 내용을 많이 말하기도 해서
얼른 나도 읽기 시작해야만 할 것 같은 조급함이 느껴지던 시간.
조각퍼즐의 남은부분을 얼른 채워 완성하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
한동안 슬럼프였는데, 다시 글을 쓰기 위해 예전에 쓴 글을 다시 읽어보던 중,
유독 눈에 들어오던, 자신에 대해 더 할 이야기가 있다고 손을 들던 인물이 있었다고 했다.
'이현의 연애' 중 단편으로 실린 혜원이가, 본인은 혜나라며 다가왔다고 한다.
그렇게 혜나의 이야기를 이어가게 되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니 '사랑이 달리다'를 보기 전에 '이현의 연애'를 읽어야만 할 것 같아,
지금 읽고 있는 중.
단편이기에 혜나의 이야기 부분은 다 읽었지만, 이현과 이진의 이야기 또한 흥미로워서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혜나의 이야기를 다시 읽기로 했다.
드나드는 사람들이 있어서 삐걱거리는 문 소리와,
열심히 돌아가던 선풍기, 낡은 카페, 어디선가 한 번은 본 듯한 붉은 커텐.
'나의 아름다운 정원'의 작가님의 이야기(아직 그의 새 책을 읽지 않은 상태였기에 이 책의 이미지가 더 강했다).
그리고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 그 빗소리.
이런 것들이 모여 2012년이 아닌, 몇 십년 전의 어느 순간으로 온 것만 같았다.
'미드나잇 인 파리'처럼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
천장에 달려있던 에어컨만 없었으면 더 완벽했을텐데 ;-)
그렇게 조금은 몽롱한 상태로-깔루아가 들어간 음료도 영향을 줬을지도^^
임경선 작가님과 심윤경 작가님의 대화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내가 참여해보았던 여느 '작가와의 대화'의시간보다 짧은 시간 동안 이야기를 듣고,
질문을 받는 시간이 이어졌다.
앞선 포스트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나는 원래 질문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그저 듣기만.
심작가님을 정말 좋아하는 듯한 팬분들의 질문과 대답이 이어졌으나,
생각했던 것보다 질문이 많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던 순간.
사인을 받으면서도 느꼈던 건데, 나는 수줍음이 많다 ㅋㅋㅋ
이런 순간에 질문도 하고, 사인을 받으면서 한 마디라도 더 해보고 그래야 하는데,
막상 그렇게 잘 안되더라고..
공대 출신이셔서 외적인 부분에는 별로 관심이 없으셨는데,
최근들어 꾸미기 시작하셨다며, 외적인 부분도 기능적일 수 있다는 것을 느끼신다는 작가님.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갈 때는 아이를 낳고 키우던 시기라 정신없이 지나갔고,
40을 앞 둔 지금은 무언가를 잃는 느낌이 아니라 자유롭다,는 것을 느낀다고.
나는 나이에 둔감한 편인데-아직 30의 아주 조금 더 앞에 있어서 그런 것일까 ㅋㅋ-
다들 앞자리가 바뀌는 것에 대해, 특히 서른살이 된다는 것에 대해 많은 부담을 느낀다.
하지만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저렇게 아쉬운 느낌보다는 내면적으로 더 충만해지고,
많은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그런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을 쓰면서, 나중에 다시 읽었을 때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누군가를 흉내냈던 부분이라고 했다.
좋은 글을 많이 읽는 것도 좋지만, 나만의 색깔을 발견해 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통장에 구멍이 날 정도로 다른 것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오로지 소설에만 집중했던,
그 결과물인 '사랑이 달린다'와 그 후속작 '사랑이 채우다'.
누울 자리도 보지 않고 그냥 다리를 뻗었는데, 자리가 생겼던 경험.
무언가에 그렇게 몰두하고 성과물을 만들어 낸 그 열정이 참으로 부러웠다.
'저요, 저요'하며 손을 들었던 혜나의 이야기를 얼른 들어봐야겠다.
+ 다행히 집에 갈 땐 비가 그쳤지만, 비가 올 것을 대비하여 우산까지 준비해뒀던 문학동네의 센스!
외부마저 마음에 들었던 이리카페. 다시 찾아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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