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해당되는 글 13

  1. 2013.03.13 예술/독립영화관
  2. 2013.03.04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2012_홍상수, 스토커, 2012_박찬욱
  3. 2013.02.22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2011_구파도, 용의자X, 2012_방은진
  4. 2013.02.16 Into the Wild, 2007_숀 펜 + 김경주 시인과의 씨네토크
  5. 2013.02.02 더 헌트_토마스 빈터베르그, 문라이즈 킹덤_웨스 앤더슨
  6. 2013.01.20 타인의 삶_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7. 2012.12.30 V for Vendetta_제임스 맥테이그, Les Misérables_톰 후퍼
  8. 2012.12.06 파리5구의 여인_파벨 파블리코브스키, 안나 카레니나_조 라이트
  9. 2012.09.16 피에타_김기덕
  10. 2012.08.05 Dark Knight Rises, 크리스토퍼 놀란
  11. 2012.07.30 미드나잇 인 파리, 우디 엘런 + 이병률 시인, 이채영 변호사의 대담
  12. 2012.07.25 시사인 254호
  13. 2012.07.09 두 개의 문, 김일란 홍지유

예술/독립영화관

주변에 예술 혹은 독립 영화관이 많아 주로 이쪽에서 영화를 보곤 한다.

간단하게 정리를 해봐야지.

 

 

 

<씨네큐브> http://www.icinecube.com

 

'예술영화관의 대표브랜드'라는 홈페이지의 표현처럼 많이 알려진 영화관.

광화문에 위치하여 접근성이 좋은 것도 한 몫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론 회사와 가까워서 칼퇴하고 가면 6시~7시 사이에 하는 영화도 볼 수 있다.

영화관이 2개라서 비슷한 시간 대에 영화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나름 장점.

늘 사람이 많아서 예매를 하지 않으면 안좋은 자리에서 보거나 그나마도 못 보는 경우도 많다.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어서 별도 수수료가 안 들어서 좋다.

 

멤버십 가입을 하면 포인트 적립을 해주고 평일(월~목)에 포인트 사용하여 관람 가능.

홈페이지에는 아직 포인트 적립이 아니라 스탬프 제도로 나와 있네.

생일이 있는 달에 영화 1편 무료 관람 가능.

메가박스에서 구입한 것도 통합 적립이 된다.

 

 

 

 

<아트하우스 모모> http://www.cineart.co.kr/index.php

 

다양한 영화를 많이 하는데, 이상하게 잘 안 알려진 곳 ㅎㅎㅎ

씨네큐브에서 하는 영화 자주 챙겨 보신다는 친구 어머니도 최근에서야 모모의 존재를 알았다고 하셨다.

이화여대 내에 위치. 집이랑 가깝고, 안 알려진만큼 자리도 많아서 예매 안 하고 갈 때도 잦다.

역시 홈페이지에서 예매 가능. 영화관도 2개.

 

멤버십 가입 시 여기도 포인트 적립.

적립포인트 메가박스에서도 쓸 수 있다고 나오네.

포인트는 월~ 금요일 2시까지 사용가능.

생일 당일 무료 영화 관람.

 

 

 

 

<서울아트시네마> http://www.cinematheque.seoul.kr/rgboard/addon.php?file=sac.php

 

'교육적, 문화적 목적으로 영화를 상영하는 서울 유일의 민간 비영리 시네마테크전용관' 이라고 홈페이지에 소개.

여기는 자체 영화제 혹은 특별전을 하는데, 그걸 계기로 알게 되었다.

위치는 낙원상가 4층. 완전 가깝지도 않지만 갈만한 데다가

타이밍 놓친 영화 혹은 예전 영화를 많이 해줘서 홈페이지 자주 들어가서 확인해본다.

상영관은 하나고, 주말 기준 하루에 3편정도 하는 듯.

실버영화관이 같이 있어서 가면 어르신들도 많다.

인터넷으로 예매가능한 곳이 예스24나 맥스무비 같은 몇몇 사이트여서 수수료 발생.

가서 표를 창구에서 찾아야하기에 약간의 여유를 두고 가는 게 좋은 것 같다.

여기서 영화를 볼 때는 매번 인터넷 예매를 하고 가서 현장구매 여유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느낌상 여유가 있을 것 같다 ㅎㅎ

 

후원회원 가입이 가능하고 그에 따른 혜택을 주는데,

여유가 생기면 꼭 후원해야지.

 

 

 

<필름포럼> http://cafe.naver.com/sicff

 

'복합문화공간'이라고 하며, 서울국제기독영화제 전용 상영관이라고 소개되어있다.

기독교-넓은 의미의 기독교라 천주교와 개신교-와 관련된 영화도 상영을 많이 하는 편이고,

다양한, 비교적 최신 영화를 상영한다.

이 포스트를 쓰며 카페 들어가 보니 10편 정도가 상영작이네 ㅎㅎ

장기 상영작으로 가끔가끔, 하지만 오래 상영하는 영화도 있어서 때를 놓친 걸 보기도 괜찮다.

2번 정도 가본 것 같은데 같은 상영관에서만 봐서 상영관이 하나인 줄 알았는데 2개네.

하지만 스크린 크기는 좀 작은 편이고, 위치가 이대 후문이라 접근성이 좀 떨어지는 느낌.

그래도 아트하우스 모모와 가까워서 같은 영화를 상영하는 경우 시간 선택지가 더 많아져서 좋다.

한 번은 모모에서 보고 20분 뒤에 있는 영화 보러 필름포럼으로 간 적도 있다 ㅎㅎ

여기도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에 바로 가도 영화를 볼 수 있다.

그러고 보니 완전 유명한 영화가 아니면 씨네큐브 말고는 대충 가서 바로 보기 괜찮은 듯....

 

회원제도 운영하고 있고, 가입을 안하더라도 영화 관람 시 쿠폰을 찍어준다.

 

 

 

<상상마당 시네마> http://www.sangsangmadang.com/cinema/

 

홍대 상상마당에 위치.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갈 것 같은 위치에 있으나, 막상 한 번 가봤다 ㅎㅎ

혼자 영화를 자주 보는데, 홍대 한복판에 있어서 가면 너무 나만 혼자일까 봐 뭔가 부담스러운 느낌 ㅋㅋㅋ

한 번 가봐서 확신은 못하겠지만, 은근 사람이 많은 편인 듯?

주말, 홍상수 영화 기준 바로 갔는데 딱 3자리 남아있었다.

상영관은 하나. 하루에 4편 정도 하는 것 같다.

여기도 은근 여기만 상영하는 영화가 좀 있는 것 같네.

앞으로 뭐 하나 좀 챙겨서 봐야 할 듯.

 

멤버십 가입하면 포인트 적립을 해주는데, 가서 신청서 써야 카드 발급해준다고 해서,

그날 너무 추워서 그냥 왔다 ㅎㅎ 다음엔 꼭 발급받아야지.

 

 

 

<씨네코드 선재> http://cafe.naver.com/artsonjearthall

 

삼청동 정독도서관 맞은편에 위치.

어찌보면 굉장히 좋은 위치인 것도 같고, 어찌보면 삼청동 자체가 좀 안쪽?에 있어서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도 같고.

상영관은 하나인데 은근 다양한 영화를 상영한다.

오늘 '지슬' 시사회 갈 예정인데 21일부터 한 주 동안은 지슬만 상영하네!

여기도 한 번 가본 곳이라 많은 정보는 없지만, 상영관 자체는 좀 큰 편.

+ 어제 다시 가보니 상영관은 큰데, 화면은 좀 작다 ㅎㅎ

 

연회원 제도가 있고, 찾아보니 할인도 해주고 월 1회 프리미어 시사회를 갖는다고 한다.

이거 좀 괜찮은 거 같은데 ㅎㅎ 가까운 듯 먼 위치라...

여기도 쿠폰제 시행 중.

 

 

 

 

 

아래는 가보지는 않았으나 눈여겨 보고 있는 곳.

 

 

 

<시네마테크 KOFA> http://www.koreafilm.or.kr/cinema/index.asp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운영하는 영화관.

'한국고전영화를 중심으로 예술영화, 독립영화, 애니메이션, 다시 주목받아야 할 최근영화 등

다양하고 접하기 힘든 국내외 영화들을 상영한다'고 한다.

무엇보다 무료! 라는 엄청난 장점이 있으나, 디지털미디어시티에 있어서 다소 먼 느낌이라 아직 가보지 못했다.

사실 집이랑도 그렇게 먼 편은 아닌데-적어도 압구정 무비꼴라쥬보다 가까운 느낌- 말이지.

따로 예약을 받지는 않고 직접 가서 발권하면 되고, 트위터를 통해서 매진이 다가오는 영화가 있으면 알려준다.

 

 

 

<인디스페이스> http://cafe.naver.com/indiespace/

 

'독립영화 전용관'이라고 한다.

'두 개의 문'을 최초 개봉했던 곳이었던 것 같은데-나도 그래서 알게 된 곳이고

그 당시 매진 이어서 못 보고 그 뒤로 가보지 못한 곳.

위치는 씨네큐브 맞은 편이어서 상당히 좋은 것 같은데,

대체재가 많다 보니 아직까지 못 가보고 있다.

정치 혹은 시사와 관련된 영화를 많이 상영하는 것 같다.

 

 

 

<CGV 무비꼴라쥬> http://cafe.naver.com/loveindian

 

씨네톡, 아트톡을 하는 곳이라 관심은 있는데,

나에겐 먼 위치-압구정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대학로에도 있는 듯- 때문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잘 안 드는 곳 ㅎㅎ

위 네이버 카페에 씨네톡, 아트톡 후기가 자세히 올라온다고 하니,

가지 못하더라도 카페 들어가서 글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정리를 하다 보니, 볼 영화가 더더욱 많아진 느낌 ㅎㅎ

저기에다가 일반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영화까지 하면 나의 문화생활비 한도는 이미 초과 ㅠㅠ

그래도 열심히 챙겨서 봐야지! :)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2012_홍상수, 스토커, 2012_박찬욱

지난 주에 봤던 영화 두 편.



일단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다른 나라에서'와 이 영화 두 편만 봤는데,

내 취향은 아닌 듯 ㅎㅎ

뭔가 숨겨진 이런 저런 의미를 찾아낼 수 있는 것 같은데, 찾고 싶어지지 않는다고나 할까.

그렇다고 별로다,까지도 아니지만.

그냥 나에게 와닿는 게 별로 없어서...


주인공 정은채가 참으로 매력있었다! 새로운 배우의 발견.






그리고 스토커!






박찬욱 감독이 영화 역시 많이 보진 않았다.

공동경비구역 JSA(이것도 이 감독 영환지 이번에 알았다는 ㅎㅎㅎ),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이 영화들을 보면서 호도 불호도 아닌 감정을 가졌는데, 스토커를 보면서 급 호감으로 떠올랐다!


내가 영화를 볼 때 영상과 음향을 중요시한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내용도 비교적 덜 잔인해서 볼만했고.

얼핏얼핏 놓친 부분이 있는 것 같아 다시 가서 볼까, 고민 중..

볼 영화가 많아서 말이지 ㅠㅠ


후기를 찾아보면 스토리가 너무 빈약하다고들 하는데,

난 영상미와 음향에 압도당해서 스토리는 생각도 못했네 ㅎㅎ

석호필이 쓴 걸 거의 다 각색했다고 한다.


지난 토요일 시선집중에서 인터뷰 한다고 했던 게 생각나 오늘 바로  찾아 들었다.

예상 외로 조금 어눌한 말투 ㅎㅎ

김기덕 감독 인터뷰 들었을 때랑 비슷한 느낌이랄까.


이런저런 내용을 쓰고 싶은데,

몇 번 더 봐야 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일단 아주아주아주 마음에 들었다는 것만 기록해놓아야지.


아 OST도 좋다. 특히 엔딩곡.



요즘 내 마음에 드는 영화가 참 많아서 큰일 ㅋㅋㅋ

언제 다시 다 보지 ㅎㅎ


아래는 인터넷에서 대충 찾아낸 스틸컷들!





 

just as the flower does not choose its color, we are not responsible for what we have come to be.

Only once you realize this you become free and to become adult










 

Sometimes you have to do bad things to keep you from doing worse things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2011_구파도, 용의자X, 2012_방은진

전혀 관련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두 영화를 연달아 보고 나서, 

같은 배경을 가진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어 한 포스팅으로 정리해본다.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진심으로 좋아할 때, 어떤 행동까지 할 수 있을까?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쉽게 비교할 수 있는 영화가 '건축학개론'인 것 같다.

나는 건축학개론을 더 먼저 봤는데, 이걸 먼저 봤다면 꽤 많이 비슷하다고 느꼈을 듯 ㅎㅎ


기본 줄거리는 모두가 좋아하는 똑똑한 여학생과 문제아 남학생의 이야기, 라는 다소 만화와도 같은 설정.

이 여주인공처럼 만인에게 인기가 있는 사람은 아니었더라도 두 남녀 주인공의 관계만을 보았을 때, 

누구나 학창시절에 한 번쯤은 있을 법한 이야기, 라는 점에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매력남 커징턴. 공부 잘하는 션자이는 잘 가르치면 될 남자를 알아보는 눈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ㅎㅎ





두 주인공 외에도 주변 친구들 캐릭터가 다양해서 시끌벅적한 청춘 느낌 물씬!





스포를 하고 싶진 않다만, 공감가는 대사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얘기하게 되네;



무엇보다 영화가 좋았던 점은, 참으로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학창시절을 함께 보내며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지만, 각각 다른 대학에 진학하여 예전과 같이 자주 볼 수 없게된 두 사람.

하지만 전화를 하며 미묘한 관계를 유지해 나간다.

뭐 남주인공은 꾸준히 좋아한다고 말을 한다만, 여주인공이 마음을 내줄 듯 말 듯 밀당을 하는 건가 ㅎㅎ


여주인공도 자신이 마음을 표현하려고 "대답해줄까?" 했을 때 남주인공의 마음. 



두려웠다. 지금까지 자신감 하나는 최고인 나였는데 그 순간 깨달았다. 좋아하는 그녀 앞에서 난 겁쟁이였다.




하지만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지는 법.

그리고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것.

그 법칙이 이들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소한 오해로 타툼을 하게 되고, 그 후 사이가 멀어지게 된다.



성장하는 동안 가장 잔인한 건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성숙하며 그 성숙함을 견뎌낼 남학생은 없다는 것이다.




그 틈을 타 다른 친구가 접근을 하여 잠깐 만나기도 하고.

그렇게 연락이 끊긴 채 2년여의 시간이 지난다.



어느 날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고, 여주인공이 걱정이된 남주인공은 열심히 통화가 가능한 곳으로 찾아가 전화를 건다.

그 순간에 여주인공 옆에는 다른 남자가 ^^ 이런 점에서 정말 현실적이어서 더 공감이 ㅋㅋ



몇 년을 좋아한 여자였는데, 네가 사라진다면 누구랑 우리 추억을 나누냐?



너만큼 나 좋아하는 애는 만나기 힘들겠어.



사랑은 알듯 말듯한 순간이 가장 아름답다고.



평행 세계에 대해 믿어?

그 평행 시계에선 우리 아마 함께 하겠지.

정말 그들이 부러워.



"좋아해줘서 고마워."

"나도 그때 널 좋아했던 내가 좋아."





가장 가까웠던 한 사람이, 두번 다시 보지 않을 사람이 된다는 것.

그것이 지난 사랑의 결말이다.

그렇기에 이들처럼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이 때로는 더 아름답게 기억되기도 한다.





넌 몰라. 정말 한 여자를 좋아한다면 다른 남자와 영원히 행복하길 빌어주는 거 절대 불가능 하거든!





그리고 결말.

내가 원하던 결말은 아니었지만, 이런 결말이었기에 이 영화가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우리는 현실에서 살고 있으니까.

이곳이 아닌 평행 세계 어딘가에선 우리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겠지.




아니다. 정말 정말 좋아하는 여자라면 누군가 그녀를 아끼고 사랑해주면 그녀가 영원히 행복하길 진심으로 빌어주게 된다.




건축학개론도 그렇듯 다소 남자의 시점에서 만들어진 영화이긴 하지만,

그 시절의 추억에 잠겨 잠깐 평행 세계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영화.










용의자X




류승범의 다른 연기를 볼 수 있다는 얘기에 보게 된 영화.

일본 소설이 배경이며, 일본 영화도 있다는 얘기와, 사랑하는 여자를 구해내기 위해 노력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 그리고 추리! 정도로 알고 봤는데,

생각보다 훨씬 로맨스에 초점을 둔 영화였다.

근데, 류승범 캐릭터와 이요원 캐릭터 모두 이해가 되지 않아 공감이 안된다는 게 문제 ㅎㅎ

형사 캐릭터가 제일 공감 갔고 ㅋㅋㅋㅋ

중반까지 좀 헐..이러면서 봤는데,

마지막 부분에 몰아부치면서 어느 정도 예상된 결말이면서도 더 많은 것이 숨어 있는 내용이라 후반부는 또 괜찮았다.

한편으로는 마지막을 너무 신파로 만든 것 같기도 하고 ㅎㅎ





찌질한 캐릭터도 어쩜 이리 잘 어울리지 ㅎㅎ




반전있는 내용이라 다 말하면 너무 스포일 것 같기에 적지 않겠다만,

평생 공부만 하며 혼자 살아온 그 남자. 그 남자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런 그이기에 가능한, 그만의 방법으로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고자 한다.

이요원을 좋아하는 사장으로 나오는 남자가 형사들에게 대답할 때 하는 말을 보면, 

주인공이 얼마나 그녀에게 진심이었는지를 알 수 있지.



그리고 또 하나.

일본 소설이 원작 답게 소외된 개인에 관한 주제가 같이 들어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이 영화가 어느 정도 인기가 있었던 것이, 우리나라도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심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한다.

수학 말고는 아무 것도 관심이 없고 혼자서 외로이 지내오던 주인공의 인생에, 다른 사람이 들어오고

그로 인해 삶의 의미를 찾게 된다. 극단적인 결말이긴 하지만, 이렇게 작은 관심이 누군가에게는 큰 의미일 수도 있다는 것.

알고 지내는 사람이건, 그저 스쳐지나가는 사람이건, 그런 사람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 그것의 소중함.


나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사람이기를.



Into the Wild, 2007_숀 펜 + 김경주 시인과의 씨네토크








늘 그렇지만, 영화에 대한 얕은 정보만으로 영화를 고르는데, 

이번에 본 영화도 생각하던 것과는 다른-좋은 의미로 ㅎㅎ- 영화였다.


단순히 여행-그 중에서도 야생에서 살아가는 삶에 대한 영화인줄 알았는데,

삶과 사랑과 자유와 인생의 진리와.. 그런 많은 것들이 담긴 영화였다.

이 것도 올해의 영화!



스포 잔뜩!






나는 사람을 덜 사랑하기 보단 자연을 더 사랑한다. 

- 로드 바이런


(영화 시작부분에 나오는 시 구절.)




어렸을 때부터 이어진 부모의 불화와 비화의 영향으로 사랑에 대해, 사회에 대해 기본적으로 불신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 크리스토퍼.

대학졸업 후 가족에게 연락을 끊은 채 2년 간 미국 곳곳을 떠돌아 다닌다.

신분증을 잘라버리고 돈을 불태우고, 이름조차 '알렉산더 슈퍼트램프'로 바꾸고서.

그의 목적은 단 하나, 북쪽-알래스카로 가는 것.




걷고, 히치하이킹을 하고, 카약을 타며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고, 가끔 돈을 벌기도 하며 그렇게 야생 생활을 이어간다.





여행을 하는 동안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데,

퇴역 군인으로 교통사고로 부인과 아들을 잃은 한 할아버지의 말.


"When you forgive, you love. And when you love, God’s light shines upon you."



그리고 사람들과 동떨어져 가죽을 만드는 일에 집중하느라 여행도 떠나지 못하고 있는 그에게 주인공이 하는 말.


“The core of mans' spirit comes from new experiences.” 








그러다 도착한 알래스카. (네이버 영화정보에는 알래스카까지는 못갔다고 되어있던데..)

차가 들어갈 수 있는 곳까지 차를 얻어타고 정말 혼자서 눈 속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발견한 버려진 버스.

이 곳에서 본격적으로 사회와 단절된 야생의 생활을 시작한다.





I now walk into the wild.




그가 영향을 크게 받은 책 중 하나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

(자신에게 물질적인 충족만을 주는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더욱 이런 쪽에 빠지게 된 주인공.)

이 책과 몇몇 책을 읽어가며 자신만의 방법을 개발해가며 일기를 쓰고 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다 어느 순간, 떠나는 이유가 있다면 돌아가는 이유가 있다,라는 걸 깨닫고 다시 문명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겨울에 건너왔던 강물은 어느새 엄청 불어나 있어서 건널 수가 없었다.


하지만 더는 먹을 것이 없고, 사냥할 동물도 없다.

그렇게 힘겹게 하루하루를 보내다 책에서 한 구절을 읽는다.

모든 것에는 본래의 이름이 있다.. 뭐 그런 내용인데 그걸 보며 야생초를 떠올리고,

미리 사온 식물도감을 보며 먹을 수 있는 식물을 캐서 먹는다.


하지만 그것은 식용식물과 비슷한 독성을 가진 식물.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죽음에 이른다'라는 구절을 읽으며 삶의 희망을 잃는 주인공.

그렇게 기력이 다한 상태로 살다 버스 안에서 죽음을 맞는다.


죽기 전, 책 행간에 써 놓은 한 글귀.


HAPPINESS ONLY REAL WHEN SHARED


 


 

죽음을 맞이하며 주인공은 버스에 누워 창 밖으로 하늘을 바라 본다.

그 하늘을 넘어 야생 생활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 부모님과 재회하는 장면을 생각해본다.

그리고 다시 하늘.

그 하늘에서는 빛이 내려온.

 

 

 

 





놀라운 것은 이것이 실제 일어난 일이라는 것.

주인공인 죽고 2주 후 사냥꾼들에게 시신이 발견되었는데, 카메라에 들었던 필름을 현상해서 발견한 실제 주인공의 사진이라고 한다.


버스에서 생활을 하는 동안 나무판에 글을 쓰는데, 그 마지막에 알렉산더 슈퍼트램프라는 이름을 써놓지만,

죽기 전에 그 밑에 본명을 남긴다. 이것 또한 위에서 말한 책에서 나온 구절의 영향이겠지.



영화를 보는 동안 배경음악이 아주 적절하게 나오는데,

가사도 자막으로 처리되어 있어서 참 좋다,고 생각했는데

감독이 특별히 Eddie Vedder에게 요청하여 만든 곡들이라고 한다.


좋은 구절 찾다보니, 책을 읽어야만 할 것 같은 느낌!

기억하고픈 구절이 깨알같이 많았다. 대사도 그렇고, 노래 가사도 그렇고.



“Its not always necessary to be strong, but to feel strong.” 



“I'm going to paraphrase Thoreau here... 

rather than love, than money, than faith, than fame, than fairness... give me truth. ” 



“You are wrong if you think Joy emanates only...from human relationships. 

God has placed it all around us...and all you have to do is reach for it.” 







2시간 정도의 긴 영화가 끝나고 시작된 씨네토크.






김경주 시인을 보고 깜짝 놀랐다.

왜 잘생기기까지 한 거지? ㅋㅋㅋㅋㅋ

게다가 어그를 신고서 등장!





그렇게 충격을 받고 시작된 대화 ㅎㅎ


평소에도 이 영화를 좋아해서 자주 본다고 했다.

이 영화를 보게 된 계기는, 홍대 레코드 포럼을 지나는데 이 영화의 OST가 나오고 있었다고 한다.

들어가서 Eddie Vedder의 새 음반이냐고 물었더니,

Eddie Vedder는 더이상 새 음반을 내지 않는다고 주인아저씨가 쿨하게 대답하셨다고 ㅎㅎ

그렇게 노래가 좋아 듣기 시작했고, 영화가 궁금해져서 보게되었다고 했다.

주변에도 많이 추천을 해주는데, 대부분 남자들은 반응이 좋은데, 여자들은 그냥 그렇다고 ㅋㅋ

난 좋았는데 ㅋㅋㅋㅋㅋ


예전에 실연 후 홀로 여행을 떠났던 얘기를 하며 외로움을 즐길 수 있을 때까지가 여행의 묘미인 것 같다고,

진리를 찾기 위해 무조건 남쪽으로 여행을 떠났지만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한 관객의 말에 

북으로 갔으면 굉장한 경험을 했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ㅋㅋ


시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시차라는 건 물리적인 시차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감정적인 것이다. 그리움과 같은 것.

예전의 어느 시점을 회상할 때, 그 예전과 지금에 발생하는 시차에서 느껴지는 감정. 


침묵이 많은 영화를 좋아하고, 영화 도입부 5~10분을 보고 뒷 이야기를 상상하며 영화를 고르는 편이라고.

만약 영화 작업을 한다면 도입부는 정말 잘 만들 자신이 있다고 하셨다 ㅎㅎ


이 영화의 원작은 다큐멘터리 북인데, 번역을 하고 싶어서 오랫동안 알아봤는데,

이미 어느 출판사가 판권을 가지고 있었고, 번역된 책이 나와있다고 했다.

하지만 너무 동화같이 번역을 했더라며..

판권이 끝나기까지 2년 정도가 남았는데, 꼭 번역을 하고 싶다고 ㅎㅎ

번역본이 새로 나오면 꼭 읽어야지!


영화에서는 주인공은 자신이 부모님들의 영향으로 사랑에 대해 부정을 하고 부모님에게 까칠한 반면,

여행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친절하기도 하고 그들의 사랑을 이뤄주기도 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책에 보면 실제로 훨씬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싸우고 맞고 까칠한 면이 많이 부각된다고 한다 ㅎㅎ


실제 이야기이기에 관련 자료를 많이 찾아보았는데,

주인공이 '야생에 갖히'게 되어 희망을 잃는데, 실제로 멀지 않은 곳에 사냥꾼들이 있었다고 한다.

정말 살겠다는 의지로 움직였다면 그 사람들을 만나 살아남았을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

그곳에 버려진 버스가 있었던만큼, 생각과 같이 완전한 야생은 아니었다고..


주인공이 68세대로, 90~92년에 여행을 했는데, 이 시기의 미국의 상황을 생각한다면 주인공의 행동을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이 사건이 알려지고난 뒤, 대학졸업 후 실제 저 버스가 있는 장소로 떠나가는 것이 유행이 되었다고 한다.



'68세대' 란 68년 5월 프랑스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대학생들과 이에 동조해 시위와 청년문화를 이끌어갔던 당시 유럽과 미국 등의 젊은 세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해 3월 파리 근교 낭테르대 운동권 학생이 당시 미국계 은행 폭파사건 용의자로 지목돼 체포된 데 대한 항의투쟁으로 시작된 이 운동은 5월 들어 파리 소르본대 점거농성과 경찰 개입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 운동에는 학생뿐 아니라 노동자.공무원.지식인.예술가 등이 총망라됐으며 사상적 주류를 이뤘던 사회주의자들과 마르크스주의자, 마오쩌둥 (毛澤東) 주의자, 무정부주의자들까지 가담, 사회문화혁명으로 발전했다.
이 '혁명' 은 서유럽을 거쳐 미국으로 건너가 반전 (反戰) 운동으로 번졌고 멕시코와 당시 공산권 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유고슬라비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68세대는 전후 경제적 풍요 속에서 기성세대의 가치관과 권위주의를 거부하며 체제에 도전, 60년대말부터 70년대초의 청년운동을 주도했다. 68세대는 또 산업사회의 인간 소외와 자본주의의 문화행태를 비판한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이론을 토대로 자본주의 체제 극복을 주장하며 정치적 색깔을 띠기 시작했다.
80년대 들어 이들은 전통적 사회주의자들과 연대해 자연과의 새로운 관계를 추구하는 생태주의, 여성의 권리와 남녀간의 새로운 관계정립을 모색하는 페미니즘, 제3세계의 빈곤.저개발의 원인을 선진국과의 관계에서 찾는 제3세계주의 운동 등으로 분화하면서 정치세력화하기 시작했다.

- 네이버 지식백과 중





그렇게 한 시간에 걸친 씨네토크.

김경주 시인의 얘기도 많이 듣고, 관객들도 느낀점을 많이 이야기를 해서 영화에 대한 더 많은 이해를 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나도 한 때 가볍게 사는법,에 대한 책을 몇 권 읽으며 실천을 하려 했는데,

어느새 또 다시 물질문명에 푸욱 빠져 지내고 있구나.



언젠가 주인공처럼 완전 야생은 아니더라도 긴긴 여행을 떠나고 싶은 나에게, 

혼자 여행하기 좋아하고, 어울리기도 좋아하지만 혼자 노는 것도 좋아하는 나에게 이 영화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처음에 그가 가졌던 생각과 마지막에 그가 하는 생각에는 많은 차이가 있으니까.

실제로 책에서는 '행복은 나눌 때 존재한다'는 구절이 나올 때 헨리 데이빗 소로에게 왜 이 내용을 써놓지 않았냐고 말하는 장면도 있다고 한다.


살아가면서 취향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어 간다.

절대적인 진리는 있는 것일까?

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것이 인생이겠지.

다양한 경험을 하며 나만의 진리를 찾아야지.


그래서 이번 휴가는 어디로 가야하는 걸까 ㅎㅎ




더 헌트_토마스 빈터베르그, 문라이즈 킹덤_웨스 앤더슨



더 헌트

덴마크 감독의 영화. 가보지는 않았지만 북유럽,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배경으로 영화는 진행된다.
웅장한 자연과 약간은 쓸쓸해보이는 가을숲, 그리고 눈 내리는 겨울과 크리스마스.


한 아이의 거짓말이 한 남자에게 일으키는 파장.
그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고서 보는 것이기에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보며 답답하고 짜증이 났지만,
그렇지 않고 진실을 알 수 없게 이야기를 전개해나갔다면, 나조차도 그를 믿을 수 있을 거라고 확답하지는 못하겠다.

요즘 세상엔 흉흉한 일이 참으로 많은데
주인공처럼 억울한 상황에 처한 경우, 과연 누가 어떻게 진실을 증명해낼 수 있을까.

무죄추정의 원칙과 같은 법적인 장치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겠지.





주인공 Mads Mikkelsen 의 연기가 훌륭해서 몰입이 더 잘되었다. 남자 유치원 선생님이라는 다소 낯선 직업으로 나오지만 멋진 중년 ㅎㅎ

억울함에 가득 찬, 눈물 고인 그의 눈이 기억에 남는다.


이 영화를 보며 떠오른 영화가 '케빈에 대하여'.

이 영화는 주인공이 범죄자 취급을 받고, '케빈에 대하여'에서는 아들이 저지른 범죄에 때문에 주민들에게 미움을 사기에 상황은 다르지만,

집단이 한 사람에게 가하는, 그들 사이에서 정당화된 폭력의 무서움.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성범죄자 신상공개 관련 논란도 떠오르고.

당연히 그 당사자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그의 가족들은 또 무슨 죄인가 싶기도 하고.

인간이 만든 법은 무엇이며, 그 법을 어떻게 억울한 사람이 없게 집행할 수 있을까, 와 같이

이런 저런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 영화.

깔끔한 결말이 나올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아서 더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다.







문라이즈 킹덤








정말정말정말 사랑스러운 영화!!

개인적으로 올해의 영화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 영화다 ㅎㅎ


이 감독 영화는 본 적은 없고, 다즐링 주식회사는 뭔가 관심을 잠깐 가졌던 기억은 있는데 보지는 않았지 ㅎㅎ

그래서 감독이 이런 풍을 많이 찍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는 진짜 대박!!



남들과는 조금 다른, 자기만의 세계가 있는 주인공 수지와 샘.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들에게 틀렸다고 말한다. 

첫 눈에 서로를 알아본 그들은 펜팔을 하다 도저히 이곳에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탈출을 계획한다.


My answer is YES.






보이스카웃 출신 샘과 독특한 소녀 수지의 가출용 짐꾸림 ㅋㅋ

샘의 능력 덕분에 무사히 캠핑도 하고 ㅎㅎ

중간중간 재미있는 요소가 참 많은데, 12살인데도 샘이 어찌나 늠름한지 ㅎㅎ

저런 연인과 함께라면 어디든 갈 수 있을 듯! 



두 주인공 캐릭터가 정말 사랑스럽기도 하지만,

주변 인물들도 다 너무 좋아!

스카웃 대원 꼬맹이들이나 수지 동생들도 너무 귀엽고,

유명한 브루스 윌리스, 빌 머레이, 에드워드 노튼, 틸다 스윈튼, 프란시스 맥도먼드(라고는 하는데 난 두 명만 알겠다 ㅎㅎ)와 같은 어른들도

다 특색이 있는 인물들로 매력적이다.

나도 저 섬에 가서 살고 싶어 ㅎㅎ


풋풋한 아이들의 사랑 이야기지만, 그 속에  우리 사회의 편견이나, 사회 시스템, 개인주의적이 되어가는 사회 등에 대한 비판도 하며 

내 삶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네.



무엇보다 비쥬얼이 정말 뛰어나서 보는 내내 눈이 즐거웠다.

그래서 열심히 사진을 모았다 ㅎㅎ




주인공 수지. 에피에 버금가는 매력녀 ㅎㅎ



























틸다 스윈튼. '케빈에 대하여'로 알게 된 배우인데 멋져 +_+









요건 칸에서 찍은 사진 ㅎㅎ 이렇게 보니 또 새롭다.






타인의 삶_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어렴풋이 괜찮은 영화라고만 생각하고 있단 타인의 삶. 재개봉한다는 소식에 재빨리 보러 갔다 ㅎㅎ

2006년에 개봉한 영화지만, 언제나 그렇듯 줄거리도 자세히 안읽은 상태에서 봐서 더 재미있게 봤다.


(오래된 영화지만 스포 있음 ㅎㅎ)




보면서 남영동 1985가 생각이 났는데, 남영동은 잔혹한 장면을 아주 사실적으로 가감없이 표현한 영화라면,

타인의 삶은 그 당시의 상황을 담담하게 풀어나가는 영화인 것 같다.



주인공이 감시했던 대상이 예술계 사람들이었기에, 그들의 삶이 비즐러에게 미친 영향이 더 컸던 것 같다.

'반역자를 잡아낸다'라는 이성의 영역에 시, 음악과 같은 감성이 들어왔을 때의 그 파장.

더욱이 비즐러는 무미건조한 삶을 살아왔기에, 허를 찔린 느낌이랄까.


예스카의 죽음을 듣고서 드라이만이 슬픔에 빠져 피아노로 연주하는 '아름다운 사람을 위한 소나타'를 듣고서 눈물을 흘리는 비즐러.

그러한 일련의 일들을 거치며 감시의 대상을 보호하게 된다.

무자비한 비밀경찰인 그 조차도 가해자인 동시에 국가 공권력에 의한 피해자인 것이다.

이 대목에서는 두개의 문이 떠올랐고, 개봉한지 6년이 넘은 영화가 지금 재개봉된 것은, 

최근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판 포스터.

HGW XX/7와 지문.




동독의 우울한 분위기를 배경으로 담담하게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브레히트의 시나, '아름다운 사람을 위한 소나타'와 같은 예술적인 요소들이 중간중간 등장했기 때문일까, 

이 영화를 보는 동안 '아름답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예술의 힘- 시와 음악과 연극과 글과 그림. 그리고 영화의 힘.

그리고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

대선 전 '정권교체' 선언문 광고를 낸 문인들이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된 일도 생각났다.

독일 소설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를 읽을 때도 느꼈던 건데,

역사는 돌고 돌며, 그 옛날- 동독과 서독이 존재하던 시절-에 일어났던 일들이 2013년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반복되고 있다는 것.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 극장에서 드라이만과 장관이 마주치는 장면에서 

장관이 드라이만에게 왜 글을 쓰지 않냐며, 적이 없어지니 쓸 소재도 쓸 말도 없는 것 아니냐며 그때가 좋았다,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데,

그런식으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시키다니.. 아 듣기만 해도 화나 ㅎㅎㅎ




크리스타가 죽는 장면에서도 눈물이 핑 돌긴 했지만,

이 영화의 최고의 장면은 마지막 장면. 그냥 눈물이 후두둑 하고 떨어지더라 ㅎㅎ

자신을 보호해준 비밀경찰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찾아가보지만, 멀리서 보기만 하고 그냥 떠나는 드라이만.

그 순간에 다가가 말을 걸어 고마움을 표할 수도 있었겠지만, 예술가인 드라이만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마음을 전한다.

비즐러가 마음을 돌리게 된 큰 계기가 예술이었기에, 

이런 드라이만의 표현은 비즐러에게 있어서 그 어떤 말이나 보상보다 더 큰 의미로 다가왔을 것이다.

HGW XX/7로써 했던 자신의 모든 행동이 정당화될 순 없겠지만, 자신의 삶이, 용기를 가지고 바꿔냈던 그 삶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

그 또한 '아름다운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독일, 특히 베를린을 여행할 때,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고 잊지 않기 위해 다양한 방법과 시설로 기록을 해놓았던 모습을 보며

전범국가임에도 독일이 선진국일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거구나, 라는 생각을 했는데,

영화에서도 이런 독일의 시스템이 나오더라. 

역사를 잊지 않은 국민에게는 미래가 주어지는 법이니까.




1월 1일에 라이프 오브 파이를 보고 나서 딱히 땡기는 영화가 없어 한동안 안보다 본 영화인데,

슬프지만 아름다운 영화로 기억에 오래오래 남을 것 같다.






V for Vendetta_제임스 맥테이그, Les Misérables_톰 후퍼

예전부터 봐야겠다고 생각하던 V for Vendetta.

레 미제라블을 보고 나니 유독 더 생각이 났다.

hoppin 무료 포인트를 받은 게 있어서 얼른 구입.

아직 아이폰, 아이패드용 어플은 안나와서 컴퓨터로 고생고생하며 봤다.. 자꾸 끊겨... 


(물론 스포 ㅎㅎ)



구글링한 이미지.





잊혀진 11월 5일. 국회의사당을 폭파하려고 한 사람이 있었다.

그의 시도는 실패했고 그 사람은 잊혀졌지만, 신념은 남아있다.


그로부터 많은 시간이 흐른 2040년 11월 5일. 

강력한 권한을 가진 의장에 의해 통제된 삶을 살고 있는 영국에 가면을 쓴 한 사내가 나타났다.

2040년의 영국은 제3차세계대전을 거친 뒤 통금도 있고, 지금은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많은 것들이 금지된 상태였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책임은 물론, 국가가 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국가로 하여금 반드시 죄의 댓가를 치르게 할 작정입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원인은 거기 앉아 있는 여러분 때문이지요. 바로 여러분이 방임했기 때문입니다.


들고 일어나십시오. 정확히 1년 후, 의사당 정문 앞에서! 그들에게 11월 5일의 진정한 의미를 다신 잊지 못하도록 깨우쳐 줍시다!"



그는 방송국을 장악하고 1년 뒤 11월 5일, 그 날을 기약하자고 말하고,

그 방송을 들은 사람들 마음 속에는 무언가가 꿈틀거린다.



일년 뒤, 11월 5일이 다가오자 시민들에게 마스크와 망토가 배달되고, 억압되던 사회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정부는 탱크와 군인을 앞세워 시위를 진압하려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같은 모습으로 모여든다.



 






내가 속했고 내가 만든 세상은 오늘 밤으로 끝나. 내일은 새로운 세상이지. 새로운 사람들이 만들어가야 할 세상. 이건 그들의 몫이야. 



사람들에게 필요한건 건물이 아니라 희망이에요. 



그는 나의 아버지였고 어머니였고 오빠였고 또 친구고 당신이기도 하죠. 또 나이기도 하고 그리고.. 우리 모두 였어요.... 





그 결과는? ㅎㅎ


대사를 빌려 말하자면,


(몬테크리스토 백작 영화에 대해 얘기하는 장면에서)


"해피엔딩이예요?"


"응. 영화에서만 가능한."




2005년에 개봉한 영화인데,

지난 5년 간 왜 사람들 사이에서 그토록 화자됐는지 참 잘 알겠던 영화.

영화이기에 해피엔딩일 수 있는 것일까?







그리고 개봉 전부터 기대하고 있다가 올해가 가기 전에 보고 싶어 야근 끝나고 급 보러 갔던 레 미제라블.





평은 반반이던데 난 정말 재미있게 봤다.


일단 책은 1권 조금 읽다 말았고..

뮤지컬은 보지 않은 상태라 더 재밌게 봤던 것 같다.

이렇게 전 곡이 다 좋은 뮤지컬(영화)는 오래만!!


배우들 얼굴 클로즈업 해줘서 감정도 더 잘 와닿았고, 

디테일에 민감하지 않은 나에겐 배우들 노래도 좋았다 ㅎㅎ



"우리가 부르면 모두들 따르리" 라는 가사가 있는데,

그렇게 확신에 차서 준비를 했건만 막상 당일이 되자 파리 시민들은 문을 걸어 잠그고 침묵을 지켰다.


프랑스 혁명이 성공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는데

이러한 과정을 수없이 거치며 이루어 진 것이겠지.


이걸 보고 나서 V for Vendetta를 봤더니,

배경은 다르지만, 레 미제라블과 같은 상황이 일어난 후 그 언젠가가 V for Vendetta인 것만 같은 느낌 ㅎㅎ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이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데,

한계점을 찍을 때까지는 그냥 그렇게 모르는 척, 지나가게 되는 것일까.





평일에 급 관람 후 이번 주말에 늦잠자고 널부러져 있는데, 엔딩 곡이 계속 생각나서 사운드 빵빵하다고 들은 메가박스 M2관을 검색.

마침 가운데 자리가 남아 있어서 다시 보러 갔다 ㅎㅎ

처음 가봤는데, 좌석도 편하고 진짜 사운드 빵빵 ㅎㅎ

한 번 볼 거라면 사운드 시설이 좋은 곳에서 보면 더 좋을 듯!

집에 오는 길에 뮤지컬 OST를 들었는데, 영화보다 심심한 느낌이 들더라;;





엔딩 크레딧을 보고 있으면 이런 화면이 나옵니다 ㅎㅎ






계속 맴도는 엔딩곡 영상으로 마무리.



팬이 만든 예고편이라는데, 노래가 제일 잘 나와있는 것 같아 가져옴 ㅎㅎ

근데 노래는 영화에서 나온 버전의 노래는 아닌 듯 ㅎㅎ




Do you hear the people sing?


ENJOLRAS
Do you hear the people sing?
Singing a song of angry men?
It is the music of a people who will not be slaves again!
When the beating of your heart
Echoes the beating of the drums
There is a life about to start
When tomorrow comes!

 


COMBEFERRE
Will you join in our crusade?
Who will be strong and stand with me?
Beyond the barricade
Is there a world you long to see?

 



Courfeyrac
Then join in the fight
That will give you the right to be free!

 


 


ALL
Do you hear the people sing?
Singing a song of angry men?
It is the music of a people
Who will not be slaves again!
When the beating of your heart
Echoes the beating of the drums
There is a life about to start
When tomorrow comes!

 


 


FEUILLY
Will you give all you can give
So that our banner may advance
Some will fall and some will live
Will you stand up and take your chance?
The blood of the martyrs will water the meadows of France!

 

 


ALL
Do you hear the people sing?
Singing a song of angry men?
It is the music of a people
Who will not be slaves again!
When the beating of your heart
Echoes the beating of the drums
There is a life about to start
When tomorrow comes!

 



파리5구의 여인_파벨 파블리코브스키, 안나 카레니나_조 라이트

'2012 씨네큐브 예술영화 프리미어 페스티벌'을 한다는 소식에 홈페이지에 들어가 영화 목록을 살폈다.

그 중 눈에 띄고 시간이 맞는 영화 두 편을 봤다.




먼저 파리5구의 여인.







파리 5구의 여인 The Woman in the Fifth

프랑스, 영국 외 | 85분 | 청소년 관람불가

감독 파벨 파블리코브스키 | 출연 에단 호크,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

2011 토론토영화제, 시카고영화제 초청

소설가 톰은 별거 중인 아내와 딸을 만나기 위해 파리를 찾는다. 
가방과 지갑을 잃어버린 뒤 체류비를 벌기 위해 야간 경비 일을 시작한 그는 
어느 날 신비스러운 매력의 여인 마르기트를 만나게 된다. 
<빅 픽처>로 잘 알려진 베스트셀러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원작을 영화화했다. 
전작들로 테살로니키영화제 작품상, 에딘버러영화제 최우수영국영화상, 영국아카데미상 최우수영국영화상 등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감독 파벨 파블리코브스키의 신작.





'빅 픽처'가 한 때 엄청 유명했지만,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있던 나에게 이 영화는 좀 멘붕 ㅎㅎㅎ

보러간다고 했더니, 친구가 스릴러냐고 물었을 때만해도, 아닐껄? 이라고 답했는데 ㅋㅋㅋ


1995년에 "Un billet, s'il vous plaît" 라는 말을 하지 못하고 얼어 붙었던 에단 호크가

자연스럽게 생활 불어를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내가 다 뿌듯한 ㅎㅎㅎㅎ

세월이 많이 흘러 나이가 꽤 들었지만, 그는 미중년이었다 :D


파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인데, 파리 덕후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나에겐 좀 지루하기도 했지만,

여행만으로는 알 수 없는 파리의 어두운 부분을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했다.









안나 카레니나!





마음에 들지 않던 촌스러운 포스터...





안나 카레니나 Anna Karenina

영국 | 130분 | 15세 이상 관람가

감독 조 라이트 | 출연 키이라 나이틀리, 주드 로, 애런 존슨

2012 토론토영화제 초청

18세기 러시아, 고관 카레닌의 정숙한 아내 안나는 관료적이고 이성적인 남편에게 염증을 느낀다. 
결국 그녀는 매력적인 청년장교 브론스키 백작과 불륜에 빠지지만, 
그의 애정이 식어가는 것을 느끼고 질투와 광기에 사로잡힌다. 
<오만과 편견><어톤먼트>의 조 라이트 감독이 연출을 맡아 키이라 나이틀리, 주드 로 등 젊고 매력적인 배우들과 함께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고전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이 영화 완전 내 스타일!!!!

책을 읽지 않은데다가, 13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이라 지루하면 어쩌지..라는 걱정을 하고서 갔는데,

정말정말정말 재미있게 보고 왔다.


일단 초반에 특히 강조되었던 뮤지컬 같은 화면 전환 기법이 새로웠다. (뮤지컬처럼 노래는 하는 건 아님)

그래서 처음부터 엄청난 몰입이 되면서 신이 났던 ㅎㅎ

하지만 같이 봤던 친구는 오히려 그런 효과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더라고 했다. 


이런 기법을 보면서, 내용 자체는 뻔한 사랑 이야기인데 이렇게 만들 수도 있구나, 

사람마다 표현하는 방법이 참으로 다르다는 점에서 역시 삶은 재미있다는 생각이 ㅎㅎ




키이라 나이틀리나 주드 로를 기대하고 갔는데, 

나의 눈을 사로잡던 배우가 있었으니!






바로 브론스키 역의 애런 존슨.

뭔가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어쨌든 내 취향이네.. 하면서 봤는데

나중에 검색해보니 '조지아의 미친 고양이'에서 훈남으로 나왔던 배우였다.

좀 더 알아보니 무려 23살 연상의 부인을 둔 90년생이라고 ^^

싱글이라 한들 어찌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왜 훈남은 다 짝이 있는 걸까요.... 또르르...








화려한 의상 덕분에 더 재미있게 봤다.





책을 읽지 않았기에 톨스토이가 말하고자 하는 모든 걸 이해한 건 아니겠지만, 영화를 통해 느낀점들에 대해 말해보면,



18살에 결혼을 하던 시절이었는데, 그 시절의 결혼이란 건 참으로 많은 희생과 인내를 필요로 했을 것이다.

그렇게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고서, 나중에야 운명의 상대를 만나게 된 안나.

종교적인 신념인가, 마음의 소리를 들을 것인가.


사랑을 택하고서 행복을 느끼면서도 상류층 사교계의 삶을 포기하지 못하는 안나.

자신이 사랑만으로 살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진작에 알았다면, 그녀는 사랑을 택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부메랑은 존재한다는 것.

자신이 결혼을 한 상태에서 다른 사랑을 만난 것이기에,

브론스키에 대해서도 끊임는 불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위대한 개츠비에서도 그런 장면이 나오는데,

(예전에 알았던 몰랐던) 새롭게 시작된 사랑이 있다고 해서, 예전 사람과의 좋았던 추억이나 그 사람을 사랑했던 마음이 없어지는 것은 아닌데,

예전 사람과의 진행 중인 관계를 저버리는 것을 보면 사랑이란 참 덧없다 싶기도 하고 ㅎㅎ




안나 얘기와는 달리, 타의에 의한 것이긴 하지만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찾은 키티를 보면서는

어떤 사람과 사랑하느냐에 따라 내가 어떤 사람이냐가 정의될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레빈을 만나기 전까지는 흔히 말하는 부잣집 딸의 느낌이 강했지만, 

나중에 근교의 레빈 집으로 간 후에는 그 전의 모습과는 달라진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도 하고, 충만해진 느낌이랄까.

이 커플은 사랑의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ㅎㅎ




아무튼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평생 '안나 카레니나'를 읽을 일이 없었을 것도 같은데,

조만간 책을 읽기로 결심! 

그리고 내년쯤 영화가 정식 개봉하면 또 보러가야지.


올해가 끝나기 전에 어둡지 않은 올해의 영화를 찾아냈다 ㅎㅎㅎ





피에타_김기덕

(영화보다 다른 얘기가 더 많은 후기 ㅋㅋ 스포 없음!)

 

 

 

올해에 봤던 영화 중 '케빈에 대하여'가 가장 좋았는데,

그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던 영화.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많이 보지 않아서 이전 영화와의 비교는 못하겠지만,

다른 영화에 비해 많이 순화된? 영화라고들 하더라 ㅎㅎ

 

조민수의 연기가 정말 좋았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배경음악과 함께 소름이 돋았다.

먹먹한 상태로 나왔던 영화.

 

'신이여 불쌍히 여기소서'라는 의미의 피에타.

등장인물 모두가 피해자다.

악행을 일삼는 주인공 조차도.

그의 기저에 있는 엄마에게 버림 받았다는 결핍.

태어나자마자 버림받은 아이가-100% 그렇게 된다는 건 아니지만- 택할 수 있는 삶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철거 예정인 지역에서 몇 십 년 간 일을 해온 노동자들.

그들이 삶을 살아가기 위해 택할 수 있는 길 또한 많지 않다.

 

 

 

 

 

영화를 보며 최근논란이 되었던 학교폭력 사항을 학생부에 기재하느냐,가 떠올랐다.

이와 함께 성폭행에 가담했던 학생이 봉사왕으로 모 대학에 입학했던 사실이 밝혀졌던 사건도 생각났다.

지금 찾아보니 학교에서 조사에 착수한다,는 게 마지막 기사네.

 

처음엔 나도 그런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잘먹고 잘 산다는 것이-우리 사회에서 좋은 대학을 간다는 것은 '잘'살기 위한 중요한 지표니, 아무런 표시없이 그냥 넘어간다는 것은 반대 입장에서 참으로 억울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재를 반대하는 의견을 들어보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 기재를 반대하는 쪽의 문제 인식은 합당한 처벌을 넘어 왜 그것을 학생부에 기재함으로써 평생 낙인을 찍느냐이다. 이는 이중 처벌, 과잉 처벌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 이들에게 낙인을 찍음으로써 파생될 수 있는 우려스러운 일은, 일차적인 학교 폭력자가 학생부 기재 이후 학교폭력 전력자가 되어 이차적인 일탈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예를 들어 긴장이론에 따르면, 합법적인 기회(대학 입시와 취업)가 박탈되면,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회적 기능이 사라짐으로써 그 청소년은 비합법적이고 일탈적인 수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 그런데 기재 찬성론자들이 잊고 있는 것이 있다. 이차적 일탈자는 우리 사회에서 벗어나 사는 것이 아니고, 항상 감옥에 격리되어 있는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도 우리 사회 속에서 이웃으로 사는 사람들이며, 많은 시간 감옥 밖, 우리 곁에서 사는사람들이다.

 

'폭력 학생' 낙인이 더 큰 폭력 만든다, 김천기(전북대 교수,교육학), 시사인 261호

 

 

영화에서 주인공 강도의 어린시절이 나오지는 않지만, 미루어 짐작하건대, 어디선가 조금 비뚤어지기 시작했고,

그 때 그의 곁에서 이 길이 잘못된 길이라며 새로운 길을 제시해주는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범죄자를 구별해내겠다며 낙인을 찍는다면, 당장은 피해갈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더 많은 범죄자들이 존재하게 되며,

그들이 반성해서 정상적인 사회의 일원이 되는 길을 막는 것이 된다.

영국의 경우에도 계층 사회이기 때문에, 하위 계층에 속하는 아이들은 그 삶에서 더 나아질 기회가 자신들에게 오지 않는 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에자연스럽게 범죄를 저지르며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와 비슷한 것이 아닐까.

 

그렇다고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을 그냥 그렇게 놓아주자는 것은 아니다.

죄에 따른 '합당한' 처벌을 내리고, 그 학생이 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봉사왕으로 입학한 그 학생의 경우에도,

그가 저지른 범죄에 비해 가벼운 벌을 받았기에 학생부에 기재 없이 넘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이에 관해 취재를 한 친구에 말에 따르면, 이미 학생부에 기재를 하는 규정이 존재하는데, 

그 기준은 '사건'이 아니라 '처벌'의 수위에 따라 정해진다고 한다.)

사회의 정의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기재를 하느냐 마느냐,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결국 근본적으로 사회가 정의롭게 돌아가도록, 법을 만들고, 집행을 해야한다는 것인데,

그것은 우리, 일반 시민이 얼마나 제대로 된 국회의원을 뽑아내느냐,로 귀결된다.

지금의 이런 불합리하다고 느껴지는 법이나 제도는, 우리가 뽑은 국회의원들에 의해 발의되고 고쳐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가 조금 더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와 관련한 홍성수 교수님께서도 글을 쓰셨던데, 일부 발췌해봤다.

다양한 사안에 대해 쉽게 글을 쓰셔서 좋다 ㅎㅎ

 

 

- 언론과 정치권이 사태를 이렇게 수습하고 나서야 국민은 안심한다. 그놈 면상이라도 봤으니 속이 시원해졌고, 분 단위로 자세히 묘사된 범죄 보도를 보며 욕을 퍼부었더니 그제야 마음이 좀 풀리는 것 같다. 정치인들도 경쟁하듯 나서서 범죄자들에게 전자 발찌를 채우고 거세까지 해준다고 약속하는 걸 보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 시민-언론-정치의 절묘한 '삼각 연대'가 형성된 것이다. 그렇다면 지난 몇 년 동안 반복해서 보았던 이 익숙한 풍경의 결과는 어땠을까? ... 삼각 연대는 사회를 안전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안전하다는 '느낌'을 주었을 뿐이다. 결국 삼각 연대의 최대 피해자는 '안전한 사회'를 원했던 시민이다.

 

- 범죄학은 사회의 빈곤과 불평등이 범죄의 근본 원인이라는 점을 일관되게 지적해왔다. 가장 효과적인 형사정책은 좀 더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일이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 매번 '한가로운 소리'라고 타박받으며 뒷전에 밀렸던 그 '근본 대책'들의 이행을 요구하자. 범죄사건을 보며 느꼈던 분노의 에너지를, 딱 그 절반만이라도 사회정책에 돌려보자. 필요한 사회정책들의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매년 분기별로 이행 현황을 점검해가며 딱 10년만 끈질기게 따져 물어보자.

 

- 오로지 시민만이 그들의 그 불온한 연대에 파열구를 낼 수 있다.

 

괴물을 없애는 방법, 홍성수(숙명여대 법학부 조교수), 시사인 261호

 

 

 

만약 주인공 강도가 한 번의 범죄를 저질렀을 때, 제대로 교화되어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면,

그렇게 잔인한 어른이 되었을까?

청계천의 공장에서 일하던 이들에게도 사람다운 삶을 살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부분에 대한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면,

그렇게 갚기 쉽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사채를 선택했을까?

 

 

범죄자들에게 돌을 던지기만 할 것이 아니라,

더 많은 범죄가 생기지 않고, 함께 살아가기 위한,

함께 잘,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나가야 한다.

 

 

 

Dark Knight Rises, 크리스토퍼 놀란



지난 휴가 때 봤다.

히어로물을 그닥 좋아하지는 않는데, 다크 나이트를 재밌게 본 기억이 있고,

놀란 감독 영화니까. 아 인셉션도 다시 보고 싶다.


휴가니까 맘편하게 11시 넘어서 시작하는 걸로 예매.

이주일 전엔가 예매했는데도 가운데 자리는 없어서 앞에서 5번째 줄 가운데로.

아이맥스는 처음이라 화면 크기에 놀라고 @@

앞에서 5번째 줄은 너무 앞이라는 생각을..


약 3시간이라는 러닝 타임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게 영화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일단은 운동을 좀 해야겠다는 교훈도 얻고 ㅋㅋㅋㅋ

로빈 시리즈를 새롭게 찍어 줬으면 하는 바램.


나는 당연히 살아있는 결말이라고 생각했는데,

검색해보니 열린 결말이라고 하더라~


이제 누가 배트맨 시리즈를 만들 수 있을까?

놀란 감독의 배트맨을 뛰어넘을 새로운 감독이 등장할 날을 기다려 본다.




미드나잇 인 파리, 우디 엘런 + 이병률 시인, 이채영 변호사의 대담

요즘 영화를 아주 자주 보고 있지만,

원래 영화를 자주 보지 않던터라 봐야지 마음 먹고서도 넘기는 영화가 꽤 있는데,

이 영화도 그럴 뻔 했다.

하지만 영화 상영 후 이병률 시인과 이제 막 작가의 길로 들어선 이채영 변호사의 대담이 있을 거라는 말에 급 예매.


요즘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원래 프랑스병에 걸려 사는 사람인지라 빠리가 정말 예쁘게 나온다는 이 영화는 봐야만 했던 것이기도 하다 ㅋㅋ

그런 기대를 가지고 영화관에 도착한 후, 시간이 남아 그제서야 대담에 나오는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검색해본다.


우선 이병률 시인.

그가 쓴 '끌림' 이라는 책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게 그에 대해 아는 것의 전부였다.

나는 많은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많은 것에 무관심한 사람이니까.


그리고 '꿈을 이뤄드립니다'를 쓴 이채영 변호사.

미국변호사구나.

아직 정보가 별로 없다.


그러고 나서 좀 더 인터넷을 하며 시간을 때울까 하다가

가지고 온 책이 아깝다는 생각에 '느낌의 공동체'를 편다.

아주 천천히 읽고 있는 책이지만, 시평론이기에 띄엄띄엄 시간을 두고 읽어도 무리가 없다.

손택수 시인을 지나 다음 장으로 넘긴다.


이병률


세 글자가 보인다.

응? 내가 오는 보러 온 그?

일단 평론을 읽는다.

읽으면서도 아닌가보다.. 라고 생각한다 ㅋㅋ

사실 '끌림'으로만 접했던 그이기에 그의 시에 대해 알지 못한다.



부디 만나지 않고도 살 수 있게

오지 말고 거기 계십시오


- '화분' 중에서



가슴이 철렁한다.

계속 읽어 내려가니, '끌림'을 썼다는 얘기가 나온다.

아 오늘 만나게 될 사람은 이런 시를 쓰는 사람이구나.


상영관 입구에 그로 추정되는 사람이 보인다.

흠.. 생각보다 젊어 보인다.

하지만 대개 저런 느낌을 가진 사람은 그날의 중요 인물이 맞다.


입구에서 대담을 하는 두 작가의 책을 팔고 있다.

이 평론을 읽지 않았더라면 사실 오늘 그의 새 책을 사지는 않았을 것 같다.

아직 쌓여 있는 책은 많은데 도통 책이 안읽히는 요즘이라.

하지만 나는 이미 그의 시에서 끌림을 느꼈다.

가격도 할인해서 판다. 

한 권 주세요, 라며 어느새 돈을 내고 있다.

사인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라는 말에 네? 라고 되묻는다.

영화 끝나면 여기서 사인회도 진행된다고 한다.

아, 사인을 받을 수 있구나.


사실 사인을 잘 받지 않는다.

내가 이제까지 책에 그 작가의 사인을 받은 적이 있는지 생각해본다.

없는 것 같다. 내가 기억하는 한에는.

그런데 뭔가 기대가 된다.


상영관으로 들어가려는데 입구에 그가 서 있다.

그의 책을 들고 있는데 뭔가 수줍다 ㅋㅋ

마침 뒤에서 그를 알아본 사람들이 인사를 건넨다.

요즘 작가들은 참 젊게 사는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며 자리를 찾아 앉는다.




이제서야 본격적인 영화 관람 ㅋㅋㅋ



오늘은 몇 포털 사이트에서 공동으로 이벤트로 표를 나눠주는 날이었다-나는 내 돈 주고 봤지만 ㅋㅋ

아트하우스 모모에 그렇게 사람이 많은 건 처음 봤다.

사실 영화 시간을 기다리면서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으면 어쩌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건 단지 내 걱정일 뿐이었다 ^^

내용이 재미가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다른 인디 영화를 볼 때 느끼지 못했던 함께 웃는 순간이 많았다. 새로운 느낌.





이제 정말 영화 이야기! ㅋㅋ



시작부터 두근두근. 애써 찾아 보지 않던 빠리의 모습을 이렇게나 큰 화면으로 보다니.

게다가 이렇게 예쁘게 찍어 놓은 빠리를 말이다.


어제 갔던 씨네큐브에서 이 영화가 연속으로 매진된 이유가 있었다.

유쾌하고 예쁘고 음악도 좋고 보는 내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영화에 푹 빠져 있었다.


현재보다 앞 선 시대를 동경하는 쥘.

그를 이해하지 못하는 주변 사람들.

마법과도 같이 시대를 거슬러 가 유명인들을 만나며 자신을 찾아 간다.

진정한 사랑이라면 죽음이 두렵지가 않다는 말.

그런 느낌을 갖는 여인을 만나지만,

그 여인 또한 자신처럼 앞 시대를 동경한다.

잘 맞지만 쿨하게 이별을 하는 두 사람 ㅋㅋ


그런 장면이 나온다.

현실의 약혼녀와 큰 틀은 맞지 않지만, 작은 틀은 맞다는, 예를 들자면 둘 다 인도음식을 좋아한다고.

반대의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큰 틀은 맞지만 작은 것들이 다 맞지 않는.

큰 그림을 같이 그릴 수 있으면 될 줄 알았는데,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최종 목표는 같지만, 그곳까지 가는 길이 너무나도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많이 힘들었다.

재미로 봤던 궁합에 나왔던 말처럼,

이렇게 다른 부분이 너무나도 많은 사이이기에 나나 그 중 한 사람이 맞춰야만 유지되는 관계였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건 서로를 위해 자신을 조금씩은 희생할 수 있어야 되는 거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만나다보니 어느새 너무 많은 희생을 하고 있는 나를 보게 되었다.

과연 이게 행복한 것일까?

그와 있을 때면 수많은 나의 취향을 감추고 있는데, 이게 정말 나인 걸까?

정답을 알면서도 한참을 더 만났다.

그 언젠가 끝이 오리라 생각하며.

그리고 언젠가 그 끝이 왔다.



풍경을 보며 황홀해하고, 내가 살아보지 못했던 시대의 모습을 보며 신선함을 느끼고,

귀에 착착 감기는 음악을 들으며, 곳곳에서 나타나는 유머에 웃어대다보니 영화는 끝나 있었다.





영화에 대한 여운을 느끼는 것도 잠시, 대담이 시작되었다.

대담의 목적은 새로운 책과 작가를 소개하는 것.


대학졸업 후 금융계에서 법조계로 옮기고, 사람들에게 나눔을 줄 수 있는 책을 기획하게 되었다는 이채영 변호사.

외국에서 성공한 각 분야의 9명의 인사들의 인터뷰를 모은 책이다.

이병률 시인의 질문과 그에 대한 이채영 변호사의 답변이 오고가고,

관객들의 질문시간도 가졌다.

나는 호기심은 많은 사람이지만, 손을 들어 질문을 하는 사람은 아니기에 열심히 듣기만 ^^

이럴 때면 주입식 교육에 철저하게 적응한 사람인 것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ㅋㅋ

일하면서 더 심해진 것 같고.


꿈을 써보는 것 혹은 주변 사람에게 말을 하고 다니는 것의 힘.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전혀 관계가 없는 것 같아도 어떻게든 도움이 된다는 것.

꿈을 이루고 또 다른 꿈을 찾아가는 에너지.

힘든 상황을 이겨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이야기를 들으며 나의 꿈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현실에 막혀 숨겨 두었던 꿈을, 이번엔 해내겠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무리라고 생각하고 있던 꿈을.

꿈을 이룬 사람의 반짝이는 눈을 보고 있자니 나 자신에게 미안해졌다.

나도 저렇게 반짝거리던 사람이었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빛을 잃었나.


운명론자인 나에게 요즘 한결같은 메세지가 전해져온다.

이제 때가 된 것이다.

한 때 즐겨 들었던 노래 가사가 생각난다.

It's time to brave.


한 번에 A에서 C로 갈 수도 있고, A에서 B로 간 후 C로 갈 수도 있고,

A와 C 사이에 수많은 A' B' 등이 존재할 수도 있고.

내가 원하는 C가 단 하나이고 명확하다면 망설일 것 없이 달리면 되겠지만,

아직까지도 나는 이런 C에도 도달해보고 싶고, 저런 C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그 하나하나가 그렇게 대단한 무언가는 아니지만, 다채로운 삶을 살아보고 싶다.

지금의 내 상황이 내 영혼을 1그람도 고양시켜주지 않는다는 건 슬프게도 사실이지만,

여기서도 분명하게 얻는 건 있으니까, 그리고 내가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또 무언가를 얻어가고 있을테니까.


결론은 하나다. 

움직여야 한다는 것.

살아 있어야 한다는 것.



대담이 끝나고 줄을 서서 사인을 받았다.

아까도 말했지만 사인을 받아본 경험이 별로 없어서 서 있는 시간, 사인을 받는 시간 모두 어색했다.

아,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오리지널팀 배우들에게 사인을 받고 사진을 찍은 건 있구나.

오늘의 컨셉과 맞아 떨어져서 써 준 문구이기도 하겠지만,

내가 기대하던 멘트를 받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하늘에 휘영청 밝은 달이 떠있다.

어딘가 모르게 찌그러진 듯한 보름달,

어두운 부분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빛나는 그 달을 보며 위로를 받는다.


집까지 두 정거장의 거리를 걸어 간다.

영화를 보는 내내 오늘은 걸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걷다 보면 12시를 알리는 종이 울리며 나를 데려다 줄 차를 만나게 될 것만 같다.

Midnight in Seoul에서 나만의 Belle Epoque 혹은 Bel Endroit 로 데려다 줄.

그곳에서는 영화 속 주인공처럼, 나도 혼자이지 않길 바란다.

유명인이든 아니든 많은 사람들과 만나 나에 대해, 내 꿈에 대해, 내 삶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정답을 찾고 싶다.



무더운 여름이지만 집으로 가는 길엔

바람이 분다.

아직까지도 많은 방황을 하고 있지만, 머물러 있지 않으려고 하는

당신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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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 254호

제목이 시사인인데, 내용은 시사와는 거리가 멀어....

어느 항목에 넣을까 고민을 좀 했다.

그래도 일단 이 내용이 담겨 있던 곳이 시사인이니까 여기에.

내공이 쌓이면 시사에 관한 이야기도 자유롭게 쓸 수 있겠지 ;-)






대부분의 직장인에게는 휴가가 있다.

그런데 이 나라에서 그 휴가 일수 다 챙겨먹는 직장인이 얼마나 될까.

왜 뻔히 있는 휴가를 손에 쥘 수가 없는 걸까.

답은 똑같다.

우리 사회가 묘한 방식으로 기울어져 있어서 우리주위에 머물러 있어야 할 작은 권력들이

자꾸만 다른 누군가에게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휴가는 내 것을 내가 필요할 때 쓰는 게 아니라,

회사가 허락할 때 '재충전을 전제로' 특별히 허락되는 무언가로 변질되어 있다.

정해진 휴가 일수 이상을 요구하는 것도 아닌데 

회사는 언제나 휴가 사유를 요구하고, 심지어 생리휴가를 내겠다는 데 이유를 묻는 조직도 있다.

그런데 이런 건 당연하게 받아들일 기울기가 아니다.

어딘가에 명시되어 있는 '권리'대로라면 사유를 대는 건 개인이 아니라 오히려 회사여야 한다.

어느 기간에 누군가가 휴가를 가서는 안되는 특별한 사유가 있다면,

회사가 그 이유를 개인에게 설명하고 납득시키는 게 당연한 이치다.

그런데 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까.

그것은 '권리'가 어딘가에 명시되어 있지 않아서가 아니라,

휴가와 함께 세트로 주어져야 할 '휴가를 낼 권한'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물을 지도 모른다.

그 권력을 또 어떻게 되찾을 거냐고.

꽤 거대한 권력이 어딘가에 쌓여 있기는 해야 그런 작은 권력들도 다시 돌려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냐고.

그래서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공권력이라는 걸 따로 만들어서 축적해 두곤 한다.

그 작은 권력들로부터 정당성을 얻고, 다시 그 작은 권력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큰 권력을.


- 배명훈(소설가), 휴가와 작은 권력들 중




바로 이거다. 그나마 내가 다니는 곳은 휴가 내는 게 자유로운 편인데도, 

마지막에 꼭 누군가의 허락을 받으러 가야 한다.

이미 일을 백업해주는 사람들과 이야기가 끝났음에도, 

가서 내가 이러한 이유로, 이 날짜에 휴가를 쓸 거라고 말을 해야 하는 것이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거절당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냥 시스템에 바로 등록하면 그걸 보고 가는 구나, 혹은 이러해서 안된다고 말을 해주면 될텐데 말이다.

그저 이상하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정리를 해준 글을 보며 무릎을 탁!하고 쳤다.

회사를 다니면서 나의 수많은 권리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하는데,

휴가를 낼 권한도 없는 거구나..

언제나 을, 갑을병정 중에 정 ㅋㅋㅋ 휴우.





추천미드


더 킬링

워킹 데드

투 브로크 걸즈



왕좌의 게임은 이미 봤다! 정말 재밌어서 순식간에 시즌 2개를 다 봤지 ㅋㅋ

요즘 미드에 좀 뜸했는데 다시 틈틈히 챙겨 봐야지





영화 '케빈에 대하여'


편한 이야기가 아니라서 보는 내내 썩 유쾌하지 않은 2시간인데도 이상하게 자꾸 생각나는 2시간,

쉽게 잊히지 않는 이 영화의 색채와 편집과 음악과 캐스팅의 대단함에 대해서도 말하게 될 것이다.

- 김세윤(MBC FM <이주연의 영화음악> 작가)



'다른 나라에서'를 보러 갔다 곧 상영될 영화 2개의 포스터를 보게 됐는데, 

하나는 '미드나잇 인 파리'였고 다른 하나가 이 영화.

둘 다 보러 가야지! 했다가 요즘 다시 영화보는 게 귀찮아져서..라기 보다 모든 게 다 귀찮아서 ㅋㅋ 못보고 있었는데,

마침 소개가 되어 있었다. 이러면 또 보러 가야지 ㅋㅋ 

'미드나잇 인 파리'는 다음주 월요일에 보기로 이미 결정했고, 이건 언제 볼 지 시간표 검색을 해봐야겠다.





추천음반


Fiona Apple <The Idler Wheel Is Wiser Than Driver Of The Screw And Whipping Cords Will Serve You More Than Ropes Will Ever Do>



제목이 줄임말로 표시되어 있길래 뭔가 했더니 엄청 긴 제목이 ㅋㅋㅋ

소울메이트 OST를 통해서 알게 된 가수인데, 다른 노래는 처음 듣는다.

소개된 것처럼 특이한 음악을 하는 구나~ 근데 뭔가 정감이 있다!

약간 우리 전통의 가락과 같은 느낌도 부분부분 드는데..... 이건 내 생각일 뿐인가 ㅋㅋㅋ




강아솔 <당신이 놓고 갔던 짧은 기억>


제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싱어송 라이터의 첫 앨범.

담담한 목소리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아직 가사에 집중하며 들어보진 못했는데, 첫 느낌이 좋아.

내 스타일인 듯!







왜 여성은 아직도 (일과 가정) 모두를 가질 수 없나? 와 관련된 <the Atlantic>의 기사


미국 국무부 최고 요직 가운데 하나인 정책기획실 실장을 지냈고, 

현재 명문 프린스턴 대학 교수로 있는 앤 마리 슬로터 박사의 글.

이와 관련하여 미국에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글이 길어서 <링크> 로 첨부. 내일 읽어야지.


Why Women Still Can’t Have It All

By ANNE-MARIE SLAUGHTER



두 개의 문, 김일란 홍지유

개봉일부터 보려고 했던 영화를 지난 일요일에서야 보게 되었다.

홍보가 많이 안되었다고 했지만, 막상 첫 날에 그냥 갔더니 매진..

그 후로도 유독 그 영화관만 그랬는지는 몰라도 매진이 자주 되어서 못보고 있다

이번에 씨네코드선재에서 GV진행한다는 소식에 예매를 했다.이송희일 감독의 진행, 두 감독과 진중권 교수가 참석.

현장에 가니 매진이~!

씨네코드선재는 처음 가보는데, 그날의 매진을 예상하지 못한 느낌?

아무튼  드디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처음 얼마간은 철거민 측의 입장으로 진행되는 듯 하였으나,

곧 법정에서 진술을 한 경찰특공대의 시선으로 재구성된 이야기가 전개되었다.


원래 영화를 보기 전에 관련 정보를 찾아보지 않고 가는 편이라, 경찰의 시선이다, 정도만 알고 있었기에

보고나면 경찰측이 더욱 미워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영화를 보면서 그들 또한 이 비극의 피해자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라크에 파병되었던 미군들이, 미국으로 돌아 간 뒤에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나 우울증과 같은 증상을 보인다고 한다.

이처럼 경찰특공대라는 이름으로 사회정의를 세우기 위해 출동하였지만, 생지옥 같았던 그 날의 경험이 그들에게도 하나의 큰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다.

물론 이렇게 시민과 경찰의 충돌이 있을 때, 그 상황을 즐기는 경찰에 대한 비난은 당연한 것이지만.


이 비극은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영화에서는 한 통의 전화라고 말한다.

과연 그 전화는 누가 한 것일까?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직접 전화를 한 사람이 아닐지라도, 그 전화의 마지막에 위치하고 있을 사람을 안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 많은 국가의 폭력 속에, 너무 많은 어이 없는 사건 속에서 이미 분노하는 법을 잃어버린 것 같다.

영화 속의 표현처럼, 이 정도의 폭력은 국민들이 용인해주는 구나,라는 걸 느낀 이후

그러한 방법을 계속 사용하게 되었고, 지금에까지 이르른 것이다.

무관심이 비극을 낳았고, 또 다른 비극으로 이어지고 있다.


영화가 끝난 후 잠깐의 GV가 진행되었다.

이런 시간을 갖는 게 처음이었는데,

영화를 만든 이들의 생각도 듣고, 영화에 대한 분석을 간단하게나마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부당한 일에 대해 분노하며 힘을 모으는 것.

그리고 적절한 때에 그 힘을 발휘하는 것.

이 모든 비극을 책임질 상황이 왔을 때, 그에게도 무관용의 법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가 물러난다고 해서 모든 상황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물론 그 일인의 특출난 행위가 많은 비극을 만들어 냈지만,

제2의, 제3의 인물은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비극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집단들이 존재하기에.

올 겨울, 올해의 마지막에 희망을 발견할 수 있기를.

그리고 그 희망 속에서 비극의 진실이 밝혀지고 모든 피해자들이 치유될 수 있기를.



+ 여기에 넣고싶은 만평이 있는데 어디서 본 건지 기억이 안나 ;ㅁ;

나중에라도 보면 넣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