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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7.18 g: 지콜론64 청춘에게

g: 지콜론64 청춘에게

이번 호를 살 때만해도 '청춘'이라는 건 이미 지나가 버린 무언가로 느껴졌었다.

그런 마음이 급변하고 다시금 펼쳐든 지콜론 이번 호는, 나에게 많은 위로가 되었다.


나의 청춘은 진행형이면서도 미래형이다.

온전한 청춘을 누릴 그 날을 기대해본다.







객관성을 빼고 주관성으로만,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해보고 싶은 시절을 청춘이라 생각하는 나에게,

내 인생의 청춘은 아직 없었다.

그래서 난 앞으로 언젠가 맞이할 내 청춘의 때를 기다리고 있다.

그 생각을 하면 흥분되고 두근거린다.

누군가는 청춘을 빨리 맞이하고 어떤 이는 죽음에 도달하는 순간까지도

청춘을 맛보지 못할 수도 있다.


- 편집장 이찬희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기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

그것은 장미빛 뺨, 앵두 같은 입술,

하늘거리는 자태가 아니라

강인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정열, 도전에 대한

열정을 말한다.


- 사무엘 울만이 무려(!) 78세 때 쓴 청춘이라는 시의 일부







"La musique creuse le ciel.

음악이 하늘에 구멍을 뚫는다"


- 보들레르(Charles Baudelaire)



보들레르의 단상집에 나오는 말이다.

무슨 뜻인지 지금도 정확하게 모르겠다.

동시에 정확하게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알겠다.

이 문장에 사로잡혀 음악을 한다.

- 성기완







현재의 청춘들은 IMF를 겪은 그들의 부모님으로부터 안정된 삶을 강요받는다.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에서 그들은 반항할 수 없었다.

과연 안정된 삶이 존재하기는 하는가? 안정은 변화를 원하지 안는다.

변화 없는 발전은 없다. 남보다 나은 안정된 삶은 남과 다른 나만의 가치를 통해 보장된다.

남과 다르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변화해야 하고, 변화하면 불안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안정된 삶을 추구하면 항상 불안해야 한다는 모순에 빠진다.

어차피 남이 만든 질서에 순응해서 얻어지는 안정된 삶이란 없다.

반항을 통해 홀로서라. 반항하는 동안 당신은 청춘이다.

-성재혁





"다시 모든 것이 가능해질 거야."

그보다 완벽한 답장을 쓸 수는 없을 것이다.

바로 내가 느낀 기분이 바로 정확하게 그런 것이었으니까.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를 되풀이해 말할 수 있고,

더 낫게, 더 생생하게, 혹은 더 열정적으로 만들 수도 있었다.

아니면 다른 이야기를 하기로 할 수도 있었다.

세상 그 자체가 또 한 번 기회를 얻었다.

-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중







",,, A real loser is somebody that's so afraid of not winning, they don't even try."

- '미스 리틀 선샤인 ' 중






Illustration의 'lus'는  빛이라는 뜻입니다. 어원으로 보면, 빛을 옮긴다,

빛을 가져가 깜깜한 곳을 비춰준다는 뜻이 있어요.

반짝이게 하니까 장식한다는 의미도 있고, 

비춰주니까 밝게 드러낸다는 뜻도 있죠.

정신을 밝게 한다는 의미에서 계몽한다는 뜻도 있고요.

실제 서구의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이 의미에 얼마나 주목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젊은 시절 저와 제 친구들이 이 어원적 의미를 알았을 때는 감동이 정말 컸습니다.

아, 그냥 그림이 아니구나. 그것도 내가 광이 나는 게 아닌,

어딘가에 빛을 비춰주는 그림이구나. 그러므로 마음에 빛을 비추는 그림.

소외되고 감춰진 것을 세상에 드러내는 그림.

나만 갖지 않고 나누는 그림이 바로 일러스트레이션이구나 하고 생각했지요.

- 이성표





일러스트레이터가 마지막까지 견지할 수 있는 덕목이라는 게 있다면,

그건 대중을 향한 적극적 태도일 거예요.

어쩌면 그게 순수미술과의 본질적인 차이일지도 모르겠어요.

현대미술도 대중과의 소통을 중시하며 그 간격을 좁혀가고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순수미술 쪽 작품들은 대중보다는 소수의 집단과 거래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비해 일러스트레이션 산업은 그야말로 대중(mass)과의 승부예요.

우리는 편집자나 클라이언트와의 민감하고 복잡한 신경전을 치러야 하고,

또한 그 모든 피로와 불쾌감을 넘어 끝내 대중에게로 다가가야만 합니다.

한계이자 어려움이기도 한 이 경계에 일러스트레이터의 직업적 덕목이 있습니다.

- 이성표





핑계일 수도 있지만 요즘은 자신의 길을 가는 선택을 하기가 더 어려워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경제 상황이 워낙 어려워서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생이 생각보다 길어요.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아도 되고, 지금 무엇을 시작해도,

혹은 몇 년 후에 시작해도 별로 늦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정말로 원하는 그것을 하시기 바랍니다.

팔십 넘은 노인만 아니라면 목표를 이룰 충분한 시간이 있습니다.

- 이성표








제대로 본 것 같다. 정말 맘대로 살고 있고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살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그걸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사람들도 그렇게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내가 아까 미술계에서 재미없는 생활들을 봤다고 했지 않나.

그보다 더 재미없어 보이는 건 대기업 같은 곳에 다니는 사람들이다.

물론 그 일이 재미있고 즐거운 사람들도 있겠지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뭔가 그걸위해서,

취직을 위해서 대학교를 가는 것 같다.

우리나라 시스템은 토익 토플을 열심히 공부하지만 그것이 자연스럽게 외국 여행을

다니고 다른 나라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고 그런 걸 위한 것이 아니지 않나.

회사에 가기 위한 것이지 않나. 막상 외국인들과 만나면 대화도 잘 못한다.

그런 걸 왜 굳이 해야하나 싶다. 재미도 없고 시간 낭비이기도 하다.

하루 종일 자기가 하고 싶은 건 하나도 못하고 놀러도 못가고, 영화도 못보고 그러는 게 이해가 안된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먹고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나는 어떤 명예보다도 먹고 사는 게 제일 중요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옛날에는 오히려 더 각자의 일, 자영업을 하고 살았던 것 같다.

조선시대 때부터 다 어떻게 보면 자영업이지 않나.

농사를 짓든 뭘 하든 간에. 그런데 요새는 각자 자기가 뭘 하려고 하기 보다는

취직하고 여기서 '돈 받고 말지'하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길종상가를 보고서 다른 분들도 열심히 재미있게 일하면서 먹고 살 수 있구나 하는 것을,

'나도 하면 되겠다.'하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그냥 쉽게, '어떻게든 하면 되겠구나'하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 박길종





청춘은 물론 그 누구라도, 적절한 시기에 조언을 듣고 영감을 얻고 위로를 받는 일은 중요하다.

그로써 우리는 스스로의 마음을 경도하고 또 다시 앞으로 나아갈(혹은 뒤로 물러날, 그러니까 행동을 취할) 힘을 얻게 되므로.

어정쩡한 충고나 조언은 제쳐두고, 여기에 다만 '위로, 영감, 행복' 등 정신적 가치를 지닌 디자인들을 펼쳐 놓는다.

 

 

 

 

다시 한 번 장 자끄 상뻬를 인용한다.

"그래서 내가 풍자화를 사치품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사치품 없이 살 수 없어요.

산다고 해도 재미없게 살게 되지요.

사치품은 무지개입니다.

항상 비가 내리는 브루타뉴 지방에서 산다고 해봅시다.

살기야 살죠. 하지만 하늘에 뜬 작은 무지개를 보면 기분이 한 결 좋아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