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물고기'에 해당되는 글 2

  1. 2012.09.18 르 클레지오 작품 낭독회 @카페 꼼마 2page
  2. 2012.09.09 황금 물고기_르클레지오 + 김연수 작가의 '한국 작가가 읽어주는 세계문학'

르 클레지오 작품 낭독회 @카페 꼼마 2page




가봐야지 하면서 매번 스쳐지나가기만 했던 카페 꼼마 2호점.

오늘에서야 들어가게 되었다. 

바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르 클레지오' 작가와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었기에.


공간을 어떻게 바꿔 놓았을까 궁금했는데,

한쪽 책장을 벽으로 만들고 그 앞으로 의자를 배치해놓았다.

강연장으로 쓰기도 좋은 카페인 듯.



황금물고기를 최근에 읽었다.

이런 자리에 갈 때 관련 책을 모두 읽고 갈 순 없겠지만,

기회가 닿는다면 미리 읽고자 했기 때문에 얼른 읽기 시작했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게, 빠르게 읽어 내려갔다.

사실 노벨문학상 정도의 상을 탔다면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게 사실이니까 ㅎㅎ


따끈한 레몬차를 시키고 앉아 조금 기다리니 낭독회가 시작되었다.

이런 자리가 있으면 최대한 많은 말을 꾹꾹 눌러 담아오기 위해 노력하는데,

통역을 거치는 터라 역시 우리 말을 하는 작가와의 만남에 비해서 정확한 말들이 많이 기억에 남지 않았다.

대략 이런 의미의 말을 했지~~라는 정도. 그래서 후기를 써도 뭔가 와전될 것 같아 조심스러워지네 ㅎㅎ




르 클레지오 작가님의 생애 자체가 많은 여행, 이동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글을 쓰는 것은 여행을 하는 것과 같다고 하셨다.

소설을 쓴다는 것 자체가 현실에 기반을 두더라도 주인공들만의 세계가 새롭게 펼쳐지는 거니까.

장소적인 것이 아닌 정신적인 여행이 되겠구나. 

글을 쓴다는 것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사막에서 태어나고 사막에서 살고, 자유를 찾아 떠났다가도 다시 자신의 근원인 사막으로 돌아가는 황금물고기의 주인공.

실제로도 사막은 현실적이지 않은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곳이라고 한다.

시카고에서 한 쪽 귀가 들리지 않는 재즈 가수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녀의 할머니가 자루에 담겨져 납치를 당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이 두 가지를 섞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했다.

작가님의 어머니도 피아니스트이고, 글을 쓸 때도 음악을 들으면서 쓰는 경우가 많다고.



특별 게스트로 3살 아래 막내 동생인 황석영 작가님이 함께 하셨는데,

르 클레지오 작가님과의 인연과 토종문학과 외방문학의 의미,

외방문학을 쓰는 작가로서의 르 클레지오 작가가 토종문학에 미치는 영향 같은 것들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셨다.

해설집을 보는 느낌이랄까 ㅎㅎ


같은 공간에 있었던 것은 2005년 파리에서라고 했다.

그때 르 클레지오 작가님이 파리는 글을 쓰기에 너무 시끄러운 곳이라고 했다고.

파리 사람들의 얼굴이 정말 시끄럽다고.

아무튼 직접적으로 같은 공간에 있었던 건 그때였지만,

르 클레지오 작가님은 태국에서 대체복무를, 황석영 선생님이 베트남에서 참전용사로 있을 때가 같은 시기였다고 한다.

장소는 다르지만, 동시대에, 같은 순간을 겪었다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공감대를 가지게 된다는 것.

정말로 다이나믹한 우리나라의 지난 시간들을, 

같은 공간에서 함께 하지 않았더라도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는, 

세상을 조금씩 바꿔가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는 우리 또한,

우리만의 공감대를 형성해 가고 있는 거겠지.


2009년에 기획하고자 했던 평화 열차,

한국에서 유럽까지 여러 작가들과 함께 떠나가는 평화 열차.

좌에서 우에서 많은 반대가 있었다고 하는데..

100일도 남지 않은 우리의 권리를 행사하는 날이 오면,

그 날 우리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면, 

그 평화열차가 출발하는 날도 머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

내년에 휴가를 아껴둬야 하나 ㅎㅎ




처음 책에 사인을 받을 때만해도 엄청 낯설었는데,

이제 사인을 받는 다는 것 자체에는 많이 익숙해졌다 ㅋㅋ

하지만 여전히 수줍은 건 사실!

한글로 이름을 적어주시길래 한글 이름으로 사인을 받았다.


프랑스어를 많이 놓고 있었는데, 나는 프랑스어를 참으로 좋아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고 ㅋㅋ

공부를 완전히 놓지는 말아야지. 


특별한 일 없이 흘러하는 하루하루.

뭔가 재미있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그냥 기다리지만 말고,

세상에 많은 즐거운 순간들을 찾아 부지런히 움직이며

반짝이는 추억을 쌓아가야지.





아마도 여행을 하는 이유 중에 자기 자신의 무능을 정확히 가늠하려는 것보다 더 큰 이유도 없을 것이다.

라가 섬, 보이지 않는 대륙의 그 작은 조각, 나는 거의 실수로 그곳에 다가갔다.

그 섬이 나에게 무엇을 선사할지 전혀 모르는 채로. 

꿈이나 욕망을 선사할지, 환상이나 새로운 희망을 줄지, 아니면 그저 기항지일 뿐인지......

흘끗 보였다가 스치듯 지나간 라가는 이미 멀어지고 있다.


- '라가-보이지 않는 대륙에 가까이 다가가기' 중



황금 물고기_르클레지오 + 김연수 작가의 '한국 작가가 읽어주는 세계문학'


'밤'이라는 뜻을 가진 '라일라'라는 이름의 소녀.

달 모양의 한쌍의 귀걸이와 함께 북아프리카 어딘가로 팔려온 소녀.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계속 다른 곳으로 떠돌아다녀야 했으며,

어디를 가나 그녀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가 고양이별에서 얼마간 시간을 보낸다는 건 우주에 존재하는 다른 수많은 별들을 방문하지 않는다는 것과 같은 뜻이에요. 그래서 고양이별은 어쩔 수 없이 우리에게 특별해지는 거죠. 라일라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비슷한 걸 깨닫게 됩니다. 즉, 특정한 인생의 한 시기를 누군가와 보낸다면, 그건 그를 제외한 다른 모든 인간을 만나지 않는다는 뜻이라는 걸. 그러므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가 특별하고 소중해진다는 걸. 그 사실을 알기 때문에 라일라는 관찰해요.”


출처: 김연수, 결국에는 모두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이야기 - 황금 물고기 (문학동네 카페)






어디에도, 누구에게도 속하고 싶지 않았던 라일라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단 하나,

그녀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는 것.

불안전한 신분 때문에 불안해하면서도, 새로운 이름과 신분을 얻고 나서도 채워지지 않았던 것이 바로

자신의 근원에 대한 궁금증이었을 것이다.

기억하는 한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던 삶을 산 그녀가 쉽게 포기하지 않았던 것은, 

그녀는 자신을 사랑했고, 자신이 이뤄야만 하는 것-자신에 대해 정확히 알아내는 것-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정확하게 그 말을 하려는 겁니다. 자신의 삶을 사랑한다면, 그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을 다 알아내려고 애쓸 겁니다. 책뿐만 아니에요. 음악도 듣고, 그림도 보고, 춤도 추고, 외국에도 갈 거예요. 가능한 한 모든 걸 맛볼 겁니다. 이 삶에 눈멀고 귀먹고 입 다문 사람이라면 그물에 걸린 물고기의 신세나 마찬가지죠. 자유로운 물고기라면 자신의 입과 코와 눈과 귀로 자기 앞의 삶을 맛보고 냄새 맡고 보고 들을 거예요. 그게 바로 황금 물고기죠.”
“그렇다면 그건 자유 물고기라고도 할 수 있겠군요. 도착할 시간이 다 됐네요. 그 황금 물고기가 하는 일은 뭔가요?”
“자신에게 돌아가는 일이에요. 자기 삶을 사랑하는 사람은 매순간 성장해요. 바뀌고 또 바뀌죠. 그러다가 최종적으로 자기 자신이 되죠. 마치 우주를 떠돌다가 이별로가, 라고 외친 것처럼. 우린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늘 새로운 삶 속으로 들어가는 거예요.”



출처: 김연수, 결국에는 모두 자신에게 돌아가는 이야기 - 황금물고기 (문학동네 카페)





자신의 목표, 사명, 꿈, 그것을 무엇이라 부르든 자신이 가야할 곳을 잊지 않고 자신의 주변에 있는 많은 즐거움들을, 기회를 누리며 성장해가는 것.  매 순간을 새롭게 살아가는 것. 그렇게 진정한 '내'가 되는 것. 지금의 방황을 통해 자 나신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