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양식'에 해당되는 글 31건
- 2013.06.06 2013년 6월의 영화 -1 2
- 2013.03.21 혼자지만 외롭지 않아_르몽드 디플로마티크
- 2013.03.13 예술/독립영화관
- 2013.03.04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2012_홍상수, 스토커, 2012_박찬욱
- 2013.02.22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2011_구파도, 용의자X, 2012_방은진
- 2013.02.16 Into the Wild, 2007_숀 펜 + 김경주 시인과의 씨네토크
- 2013.02.02 더 헌트_토마스 빈터베르그, 문라이즈 킹덤_웨스 앤더슨
- 2013.01.20 타인의 삶_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 2012.12.30 V for Vendetta_제임스 맥테이그, Les Misérables_톰 후퍼
- 2012.12.06 파리5구의 여인_파벨 파블리코브스키, 안나 카레니나_조 라이트
- 2012.12.06 위대한 개츠비_F. 스콧 피츠제럴드
- 2012.12.01 파이이야기_얀 마텔
- 2012.11.25 26년_조근현, 남영동 1985_정지영
- 2012.11.20 낭독의 힘_황석영, 최고은, 진보라 1
- 2012.09.18 르 클레지오 작품 낭독회 @카페 꼼마 2page
- 2013년 6월의 영화 -1
- 지상의 양식
- 2013. 6. 6. 22:38
오랜만에 영화 포스팅.
영화를 안본 건 아닌데, 길게 포스팅하기에는 또 좀 그래서 한동안 안쓰거나 비공개로 조금 썼는데,
어찌됐든 봤을 때의 감상을 간단하게라도 남기는 게 좋은 것 같아 몇 편씩 모아서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사랑은 타이핑 중, 레지 루앙사르, 2012
씨네프랑스에서 할 때 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안맞아 못봐서 아쉬웠던 영화였는데,
금새 개봉을 해서 여행 갔다 오자마자 보고 왔다.
시골에 사는 주인공은 그곳에서 그냥 평범한 누군가의 아내로 살아가는 것을 원치 않았고,
유일한 특기인 타이핑 실력을 가지고 그 당시 신여성의 직업이라 불리던 비서로 일하게 된다.
그 타이핑 실력을 눈여겨 보던 남자주인공의 제안으로 타이핑 대회에 나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완전 상큼. 이 사진 보니 이름이 생각났다. 로즈!
혼한 로맨틱 코메디이지만 타자기라는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소재와 시대 설정이라 보는 재미가 쏠쏠.
현실에 순응하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사랑을 개척해나가는 주인공이라 그 점도 마음에 들고 ㅎㅎ
최근에 본 프랑스 최신 영화 중 '쉐프'와 비교했을 때, 난 쉐프가 더 재밌더라.
프랑스와 코메디의 조합은 프랑스어와 힙합랩만큼이나 안어울릴 것 같은데, 그 편견을 깨게 만든 영화 ㅎㅎ
사랑은 타이핑 중도 그렇고 쉐프도 그렇고 최근에 본 프랑스 영화는 오프닝 화면이 예뻐서 시작부터 기분을 좋게 만든다 ^^
위대한 개츠비, 바즈 루어만, 2013
난 조던 베이커 역의 이 배우가 제일 마음에 들더라 ㅋㅋㅋㅋ
그런데 다음 영화에서 검색되는 정보에는 이 영화 출연 말고는 아무 것도 없네;;
영화를 찍는다는 소식을 듣고는 책도 읽고 기대를 가졌는데,
막상 촬영 종료 후 완성도가 너무 떨어져서 개봉을 늦췄다는 얘기도 들리고 해서 기대를 크게 안했는데,
역시 그냥 그랬다.
음.. 일단 소설 자체가 나에겐 크게 와닿지 않아서-아메리칸 드림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 더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소설 속에서 묘사되던 장면을 화면으로 아주 잘 옮긴 것 같아서 그 점은 좋더라. 위 사진 같은 장면들.
화려하기는 한데, 그 이상의 감동이나 그런 건 못느꼈는데..
다른 이들의 후기를 보니 아주 공감한 사람도 많은 걸 보니, 그저 원작 자체가 내 취향은 아니어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캐리 멀리건에 대해서 엄청 싫어하는 반응이던데 ㅎㅎ
셰임으로 먼저 봐서 그런지 거슬리지는 않았고 ㅎㅎ
그냥 디지털로 봤는데, 차라리 3D로 봤으면 더 화려해서 더 재밌었을지도?라는 생각도 든다.
비포 미드나잇, 리차드 링클레이터, 2013
'비포 시리즈'를 영화관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봐야하는 영화!
시리즈 중 제일 현실적이어서, 보는 내내 기빨리기는 했는데 ㅎㅎ
영화를 보고 나서 종종 생각이 날 때는 그 현실적이라는 점 때문에 더 좋은 영화인 것 같다.
여느 편보다도 대사가 많았던 것 같아 그거 따라가는 것도 힘든데 싸우기까지 하니까
보면서 아.. 저 나이가 되어서도 저런 문제로 싸워야 하나.. 싶었는데,
저렇게 이야기하면서 풀어나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둘은 참 잘 만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자연스럽게 셀린과 제시가 된 두 배우.
엔딩크레딧을 보니 대본 작업에 두 배우가 함께한 것 같던데 그래서 더욱 더 현실적이게 느껴진 것 같다.
셀린의 대사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여자들도 많던데, 나는 아주 공감이 가서 ㅋㅋㅋㅋ
보는 내내 제시가 많이 밉더라. 셀린이 예민한 것도 맞지만.
특히 이렇게 짜증을 내는 시간의 몇 분의 일만이라도 스스로를 위해 쓰라고, 그렇게 자신의 시간을 만들라고 하는 부분에서는 같이 화내고 싶었다 ㅋㅋㅋ
못만드는 거지, 안 만드는 게 아닌데.
그리고 정말 아이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도 여자에게는 정말 크다는 걸 다시금 깨닫고.
프랑스에서조차 워킹맘의 현실이 저렇다는 사실에 또 한 번 절망하고.
호텔로 향하는 길에 이렇게 둘이서 얘기를 하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는 대사에서는 참 슬펐다.
그렇게 대화가 잘 맞는 운명의 상대를 만나 함께하게 됐는데, 어느새 대화를 할 여유조차 없어졌다는 사실이.
그런데 아이가 없으면 결혼생활이 잘 유지되는 게 쉽지가 않다고들 하는데,
오로지 아이 때문에 유지되는 관계라면, 그 유지가 좋기만 한 것은 아닌 것 같은데 말이지.
비포 미드나잇을 한 번 본 상황에서는 이 시리즈 중 제일 좋았던 편은 아닌데, 몇 번 보다보면 더 좋아질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스프링 브레이커스, 하모니 코린, 2013 + 2013 Film Live 개막식
상상마당에서 하는 음악영화제의 개막작 스프링 브레이커스.
별 정보 없이-유명한 젊은 여배우들이 많이 나온다 정도- 보러 갔는데,
한 마디로 얘기하자면, 아직 우리 정서가 아니다, 라는 느낌 ㅋㅋㅋㅋ
몸매 좋은 배우들이 나오는 내내 비키니 차림이기에 눈요기하기는 좋다만 ㅋㅋㅋㅋ
수위가 꽤 쎈 느낌?
어찌 보면 그렇게 쎈 게 아닌 것 같기도 한데 뭔가 시각적으로 피곤해진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미쿡에선 정말 봄방학을 이용해서 대학생들이 이렇게나 신나게 노는 건가?라는 의문을 가지고 나왔다 ㅎㅎ
성적으로 문란하게 말고, 방학 땐, 그리고 젊을 때 이렇게 신나게 놀아봐야 늦바람이 안드는데,
우리는 너무 빡센 삶을 사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좀 들었다 ㅋㅋ
그 날씨 좋다는 캘리포니아에서 보내는 봄 방학. 생각만 해도 기분이 업되는 풍경.
얼핏 봤던 줄거리를 보고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내용이 흘러가서 생각과는 다른 결말이 나더라.
역시 일탈은 돌아갈 곳이 있을 때 가장 재미있는 법.
앞서 말한 것처럼 너무 빡빡하게 삶을 살기보다 적당히 노는 것도 해보고 해야 본래의 생활에 더 충실할 수 있는 것 같다.
휴가를 이미 갔다 왔는데, 다시 휴가를 가야만 할 것 같은 느낌과 몸매 관리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덤으로 얻은 ㅎㅎ
이 영화를 개막식+영화+개막파티로 구성된 표로 봤다.
크고 작은 영화제를 다니면서 개막식을 본 적이 없고 마침 휴일이라 이 날짜로 정해서 봤는데,
결제하고 나서야 개막파티도 포함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상하게 검색을 해봐도 이전 연도의 개막파티가 어땠다,라는 후기가 없길래
개막파티 분위기가 가늠이 안되서 그냥 다른 날짜 표로 바꿀지 고민을 하다
그냥 영화 보고 파티 가서 조용히 맥주나 한 잔 하고 와야지,라는 생각으로 오늘 보기로 했다.
이렇게 공연장처럼 손목에 두르는 띠를 준다.
좌석도 자유석이라 입장 후 적당한 자리에 앉아 시작시간을 기다렸다.
앞 두 줄은 초대손님을 위한 자리이고, 그 두 줄 외에도 관계자와 아는 배우나 감독이나 등등 사람들이 참으로 많이 들어오길래,
뭔가 나만 내 돈 내고 영화보러 온 건가라는 생각을 ㅋㅋㅋ
그렇게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늦게 개막식을 시작했고, 이전 연도의 홍보대사와 포스터 등도 보여주고,
올해 작품 설명도 하고, 올해 홍보대사 인사도 하고 뭐 그렇게 개막식이 진행됐다.
그러고 영화 상영이 이어지는데, 앞 두 줄의 절반 정도가 그냥 나가더라고..
그렇게 나갈 거였으면 별도로 임시 의자? 같은 걸로 대체하고 일반 관람객을 더 받는 게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잠시 하고.
영화 상영이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그 앞 두 줄에서 자리를 지킨 사람은 단 한 명이라는 사실에 좀 충격.
모두가 영화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았고, 나름의 다른 일정이 있었겠지만
뭐랄까, 영화제에 초대를 받아서 오는 거라면 그 정도의 시간 투자와 매너를 지킬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개막파티에 일반 관람객들'도' 참석해달라고 얘기를 하던데,
뭔가 기분이 묘해서 그냥 집으로 왔다.
영화보는 내내 죠스 떡볶이가 생각나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ㅋㅋ
실제로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은 아주 재미있게 놀고 있을지도 모르기에 단정지을 순 없지만,
개막식부터 앉아 있으면서 받은 느낌은 그들만의 행사에 내가 살짝 끼어 구경하는 느낌?
나는 그냥 일반인이지만 ㅋㅋ 어쨌든 나도 돈을 내고 표를 구입한 사람인데,
우리끼리 하는 행사지만, 와서 맥주 한 잔 하고 가세요~라는 느낌이라.
영화제라는 게 만드는 사람과 출연하는 사람이 주가 될 수는 있지만 결국 그 영화를 소비하는 건 관객인데.
개막식장 규모가 작아서 더 그렇게 느낀 거려나?
원래 모든 개막식이 이런 것일 수도 있으나, 아무튼 내가 생각했던 개막식과 파티의 느낌은 아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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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지만 외롭지 않아_르몽드 디플로마티크
- 지상의 양식
- 2013. 3. 21. 11:51
혼자 살기를 선택한 사람들은 종종 하나의 목적 때문에 그렇게 한다. 개인의 자유, 자신에 대한 통제, 자아 실현 같은 신성불가침의 가치를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것이다. 사춘기 이후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존재를 이끄는 가치인 것이다. 독신의 삶은 각자의 방식대로 원할 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 자신보다는 배우자의 욕망과 필요를 고려해야 하는 지겨운 의무로부터 자유롭다. 그 때문에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 디지털 미디어와 소셜 네트워크에 포위당한 시대에 싱글턴 위치는 꽤 많은 이점이 있다. 그것은 회복 가능한 고독을 위한 시간과 공간을 제공한다.
혼자 사는 것과 고독으로 괴로운 것은 별개 문제다. 고독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것은 사람 간 교류의 양이 아니라 질이라는 점을 많은 연구결과가 방증하고 있다. 즉, 혼자 사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소외감을 느끼지 않는 것이다.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54호 '혼자지만 외롭지 않아' 중
문득 출근길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왜 우리는 외로운 것일까.
왜 혼자가 아닌데 외로운 것일까.
그렇다면 과연 연인, 가족, 사회 등 공동체가 할 수 있는 건 어디까지일까.
함께 행복하게 잘사는 사람들도 물론 많지만,
예측 가능한 상황을 알면서도 결혼을 하고,
그러고 나서 그 상황을 견디지 못해서 다투고..
요즘 주변에서 이런 얘기를 많이 들어서 더 그런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이며,
그 가치를 위해 포기할 수 있는 건 어디까지일지,
나에 대한 정의를 계속해나가야 한다.
영화 '아무르'와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를 보면서 혼자 늙는다는 게 참 힘들다, 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 글을 읽으면서는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시대는 변하고 있다.
가정을 이루어야만 하는 이유를 찾았을 때, 결혼하는 게 맞는다는 것.
어쨌든 중요한 건 나 스스로 부족하지 않게 부양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
아니면 무소유 혹은 히피 정신으로 살아가거나 ㅎㅎ
그게 일단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결국 또 원점.
나의 길을 찾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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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예술 혹은 독립 영화관이 많아 주로 이쪽에서 영화를 보곤 한다.
간단하게 정리를 해봐야지.
<씨네큐브> http://www.icinecube.com
'예술영화관의 대표브랜드'라는 홈페이지의 표현처럼 많이 알려진 영화관.
광화문에 위치하여 접근성이 좋은 것도 한 몫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론 회사와 가까워서 칼퇴하고 가면 6시~7시 사이에 하는 영화도 볼 수 있다.
영화관이 2개라서 비슷한 시간 대에 영화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나름 장점.
늘 사람이 많아서 예매를 하지 않으면 안좋은 자리에서 보거나 그나마도 못 보는 경우도 많다.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어서 별도 수수료가 안 들어서 좋다.
멤버십 가입을 하면 포인트 적립을 해주고 평일(월~목)에 포인트 사용하여 관람 가능.
홈페이지에는 아직 포인트 적립이 아니라 스탬프 제도로 나와 있네.
생일이 있는 달에 영화 1편 무료 관람 가능.
메가박스에서 구입한 것도 통합 적립이 된다.
<아트하우스 모모> http://www.cineart.co.kr/index.php
다양한 영화를 많이 하는데, 이상하게 잘 안 알려진 곳 ㅎㅎㅎ
씨네큐브에서 하는 영화 자주 챙겨 보신다는 친구 어머니도 최근에서야 모모의 존재를 알았다고 하셨다.
이화여대 내에 위치. 집이랑 가깝고, 안 알려진만큼 자리도 많아서 예매 안 하고 갈 때도 잦다.
역시 홈페이지에서 예매 가능. 영화관도 2개.
멤버십 가입 시 여기도 포인트 적립.
적립포인트 메가박스에서도 쓸 수 있다고 나오네.
포인트는 월~ 금요일 2시까지 사용가능.
생일 당일 무료 영화 관람.
<서울아트시네마> http://www.cinematheque.seoul.kr/rgboard/addon.php?file=sac.php
'교육적, 문화적 목적으로 영화를 상영하는 서울 유일의 민간 비영리 시네마테크전용관' 이라고 홈페이지에 소개.
여기는 자체 영화제 혹은 특별전을 하는데, 그걸 계기로 알게 되었다.
위치는 낙원상가 4층. 완전 가깝지도 않지만 갈만한 데다가
타이밍 놓친 영화 혹은 예전 영화를 많이 해줘서 홈페이지 자주 들어가서 확인해본다.
상영관은 하나고, 주말 기준 하루에 3편정도 하는 듯.
실버영화관이 같이 있어서 가면 어르신들도 많다.
인터넷으로 예매가능한 곳이 예스24나 맥스무비 같은 몇몇 사이트여서 수수료 발생.
가서 표를 창구에서 찾아야하기에 약간의 여유를 두고 가는 게 좋은 것 같다.
여기서 영화를 볼 때는 매번 인터넷 예매를 하고 가서 현장구매 여유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느낌상 여유가 있을 것 같다 ㅎㅎ
후원회원 가입이 가능하고 그에 따른 혜택을 주는데,
여유가 생기면 꼭 후원해야지.
<필름포럼> http://cafe.naver.com/sicff
'복합문화공간'이라고 하며, 서울국제기독영화제 전용 상영관이라고 소개되어있다.
기독교-넓은 의미의 기독교라 천주교와 개신교-와 관련된 영화도 상영을 많이 하는 편이고,
다양한, 비교적 최신 영화를 상영한다.
이 포스트를 쓰며 카페 들어가 보니 10편 정도가 상영작이네 ㅎㅎ
장기 상영작으로 가끔가끔, 하지만 오래 상영하는 영화도 있어서 때를 놓친 걸 보기도 괜찮다.
2번 정도 가본 것 같은데 같은 상영관에서만 봐서 상영관이 하나인 줄 알았는데 2개네.
하지만 스크린 크기는 좀 작은 편이고, 위치가 이대 후문이라 접근성이 좀 떨어지는 느낌.
그래도 아트하우스 모모와 가까워서 같은 영화를 상영하는 경우 시간 선택지가 더 많아져서 좋다.
한 번은 모모에서 보고 20분 뒤에 있는 영화 보러 필름포럼으로 간 적도 있다 ㅎㅎ
여기도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에 바로 가도 영화를 볼 수 있다.
그러고 보니 완전 유명한 영화가 아니면 씨네큐브 말고는 대충 가서 바로 보기 괜찮은 듯....
회원제도 운영하고 있고, 가입을 안하더라도 영화 관람 시 쿠폰을 찍어준다.
<상상마당 시네마> http://www.sangsangmadang.com/cinema/
홍대 상상마당에 위치.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갈 것 같은 위치에 있으나, 막상 한 번 가봤다 ㅎㅎ
혼자 영화를 자주 보는데, 홍대 한복판에 있어서 가면 너무 나만 혼자일까 봐 뭔가 부담스러운 느낌 ㅋㅋㅋ
한 번 가봐서 확신은 못하겠지만, 은근 사람이 많은 편인 듯?
주말, 홍상수 영화 기준 바로 갔는데 딱 3자리 남아있었다.
상영관은 하나. 하루에 4편 정도 하는 것 같다.
여기도 은근 여기만 상영하는 영화가 좀 있는 것 같네.
앞으로 뭐 하나 좀 챙겨서 봐야 할 듯.
멤버십 가입하면 포인트 적립을 해주는데, 가서 신청서 써야 카드 발급해준다고 해서,
그날 너무 추워서 그냥 왔다 ㅎㅎ 다음엔 꼭 발급받아야지.
<씨네코드 선재> http://cafe.naver.com/artsonjearthall
삼청동 정독도서관 맞은편에 위치.
어찌보면 굉장히 좋은 위치인 것도 같고, 어찌보면 삼청동 자체가 좀 안쪽?에 있어서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도 같고.
상영관은 하나인데 은근 다양한 영화를 상영한다.
오늘 '지슬' 시사회 갈 예정인데 21일부터 한 주 동안은 지슬만 상영하네!
여기도 한 번 가본 곳이라 많은 정보는 없지만, 상영관 자체는 좀 큰 편.
+ 어제 다시 가보니 상영관은 큰데, 화면은 좀 작다 ㅎㅎ
연회원 제도가 있고, 찾아보니 할인도 해주고 월 1회 프리미어 시사회를 갖는다고 한다.
이거 좀 괜찮은 거 같은데 ㅎㅎ 가까운 듯 먼 위치라...
여기도 쿠폰제 시행 중.
아래는 가보지는 않았으나 눈여겨 보고 있는 곳.
<시네마테크 KOFA> http://www.koreafilm.or.kr/cinema/index.asp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운영하는 영화관.
'한국고전영화를 중심으로 예술영화, 독립영화, 애니메이션, 다시 주목받아야 할 최근영화 등
다양하고 접하기 힘든 국내외 영화들을 상영한다'고 한다.
무엇보다 무료! 라는 엄청난 장점이 있으나, 디지털미디어시티에 있어서 다소 먼 느낌이라 아직 가보지 못했다.
사실 집이랑도 그렇게 먼 편은 아닌데-적어도 압구정 무비꼴라쥬보다 가까운 느낌- 말이지.
따로 예약을 받지는 않고 직접 가서 발권하면 되고, 트위터를 통해서 매진이 다가오는 영화가 있으면 알려준다.
<인디스페이스> http://cafe.naver.com/indiespace/
'독립영화 전용관'이라고 한다.
'두 개의 문'을 최초 개봉했던 곳이었던 것 같은데-나도 그래서 알게 된 곳이고
그 당시 매진 이어서 못 보고 그 뒤로 가보지 못한 곳.
위치는 씨네큐브 맞은 편이어서 상당히 좋은 것 같은데,
대체재가 많다 보니 아직까지 못 가보고 있다.
정치 혹은 시사와 관련된 영화를 많이 상영하는 것 같다.
<CGV 무비꼴라쥬> http://cafe.naver.com/loveindian
씨네톡, 아트톡을 하는 곳이라 관심은 있는데,
나에겐 먼 위치-압구정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대학로에도 있는 듯- 때문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잘 안 드는 곳 ㅎㅎ
위 네이버 카페에 씨네톡, 아트톡 후기가 자세히 올라온다고 하니,
가지 못하더라도 카페 들어가서 글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정리를 하다 보니, 볼 영화가 더더욱 많아진 느낌 ㅎㅎ
저기에다가 일반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영화까지 하면 나의 문화생활비 한도는 이미 초과 ㅠㅠ
그래도 열심히 챙겨서 봐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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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의 양식
- 2013. 3. 4. 22:03
지난 주에 봤던 영화 두 편.
일단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다른 나라에서'와 이 영화 두 편만 봤는데,
내 취향은 아닌 듯 ㅎㅎ
뭔가 숨겨진 이런 저런 의미를 찾아낼 수 있는 것 같은데, 찾고 싶어지지 않는다고나 할까.
그렇다고 별로다,까지도 아니지만.
그냥 나에게 와닿는 게 별로 없어서...
주인공 정은채가 참으로 매력있었다! 새로운 배우의 발견.
그리고 스토커!
박찬욱 감독이 영화 역시 많이 보진 않았다.
공동경비구역 JSA(이것도 이 감독 영환지 이번에 알았다는 ㅎㅎㅎ),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이 영화들을 보면서 호도 불호도 아닌 감정을 가졌는데, 스토커를 보면서 급 호감으로 떠올랐다!
내가 영화를 볼 때 영상과 음향을 중요시한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내용도 비교적 덜 잔인해서 볼만했고.
얼핏얼핏 놓친 부분이 있는 것 같아 다시 가서 볼까, 고민 중..
볼 영화가 많아서 말이지 ㅠㅠ
후기를 찾아보면 스토리가 너무 빈약하다고들 하는데,
난 영상미와 음향에 압도당해서 스토리는 생각도 못했네 ㅎㅎ
석호필이 쓴 걸 거의 다 각색했다고 한다.
지난 토요일 시선집중에서 인터뷰 한다고 했던 게 생각나 오늘 바로 찾아 들었다.
예상 외로 조금 어눌한 말투 ㅎㅎ
김기덕 감독 인터뷰 들었을 때랑 비슷한 느낌이랄까.
이런저런 내용을 쓰고 싶은데,
몇 번 더 봐야 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일단 아주아주아주 마음에 들었다는 것만 기록해놓아야지.
아 OST도 좋다. 특히 엔딩곡.
요즘 내 마음에 드는 영화가 참 많아서 큰일 ㅋㅋㅋ
언제 다시 다 보지 ㅎㅎ
아래는 인터넷에서 대충 찾아낸 스틸컷들!
just as the flower does not choose its color, we are not responsible for what we have come to be.
Only once you realize this you become free and to become adult
Sometimes you have to do bad things to keep you from doing worse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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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2011_구파도, 용의자X, 2012_방은진
- 지상의 양식
- 2013. 2. 22. 23:41
전혀 관련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두 영화를 연달아 보고 나서,
같은 배경을 가진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어 한 포스팅으로 정리해본다.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진심으로 좋아할 때, 어떤 행동까지 할 수 있을까?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쉽게 비교할 수 있는 영화가 '건축학개론'인 것 같다.
나는 건축학개론을 더 먼저 봤는데, 이걸 먼저 봤다면 꽤 많이 비슷하다고 느꼈을 듯 ㅎㅎ
기본 줄거리는 모두가 좋아하는 똑똑한 여학생과 문제아 남학생의 이야기, 라는 다소 만화와도 같은 설정.
이 여주인공처럼 만인에게 인기가 있는 사람은 아니었더라도 두 남녀 주인공의 관계만을 보았을 때,
누구나 학창시절에 한 번쯤은 있을 법한 이야기, 라는 점에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매력남 커징턴. 공부 잘하는 션자이는 잘 가르치면 될 남자를 알아보는 눈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ㅎㅎ
두 주인공 외에도 주변 친구들 캐릭터가 다양해서 시끌벅적한 청춘 느낌 물씬!
스포를 하고 싶진 않다만, 공감가는 대사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얘기하게 되네;
무엇보다 영화가 좋았던 점은, 참으로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학창시절을 함께 보내며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지만, 각각 다른 대학에 진학하여 예전과 같이 자주 볼 수 없게된 두 사람.
하지만 전화를 하며 미묘한 관계를 유지해 나간다.
뭐 남주인공은 꾸준히 좋아한다고 말을 한다만, 여주인공이 마음을 내줄 듯 말 듯 밀당을 하는 건가 ㅎㅎ
여주인공도 자신이 마음을 표현하려고 "대답해줄까?" 했을 때 남주인공의 마음.
두려웠다. 지금까지 자신감 하나는 최고인 나였는데 그 순간 깨달았다. 좋아하는 그녀 앞에서 난 겁쟁이였다.
하지만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지는 법.
그리고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것.
그 법칙이 이들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소한 오해로 타툼을 하게 되고, 그 후 사이가 멀어지게 된다.
성장하는 동안 가장 잔인한 건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성숙하며 그 성숙함을 견뎌낼 남학생은 없다는 것이다.
그 틈을 타 다른 친구가 접근을 하여 잠깐 만나기도 하고.
그렇게 연락이 끊긴 채 2년여의 시간이 지난다.
어느 날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고, 여주인공이 걱정이된 남주인공은 열심히 통화가 가능한 곳으로 찾아가 전화를 건다.
그 순간에 여주인공 옆에는 다른 남자가 ^^ 이런 점에서 정말 현실적이어서 더 공감이 ㅋㅋ
몇 년을 좋아한 여자였는데, 네가 사라진다면 누구랑 우리 추억을 나누냐?
너만큼 나 좋아하는 애는 만나기 힘들겠어.
사랑은 알듯 말듯한 순간이 가장 아름답다고.
평행 세계에 대해 믿어?
그 평행 시계에선 우리 아마 함께 하겠지.
정말 그들이 부러워.
"좋아해줘서 고마워."
"나도 그때 널 좋아했던 내가 좋아."
가장 가까웠던 한 사람이, 두번 다시 보지 않을 사람이 된다는 것.
그것이 지난 사랑의 결말이다.
그렇기에 이들처럼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이 때로는 더 아름답게 기억되기도 한다.
넌 몰라. 정말 한 여자를 좋아한다면 다른 남자와 영원히 행복하길 빌어주는 거 절대 불가능 하거든!
그리고 결말.
내가 원하던 결말은 아니었지만, 이런 결말이었기에 이 영화가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우리는 현실에서 살고 있으니까.
이곳이 아닌 평행 세계 어딘가에선 우리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겠지.
아니다. 정말 정말 좋아하는 여자라면 누군가 그녀를 아끼고 사랑해주면 그녀가 영원히 행복하길 진심으로 빌어주게 된다.
건축학개론도 그렇듯 다소 남자의 시점에서 만들어진 영화이긴 하지만,
그 시절의 추억에 잠겨 잠깐 평행 세계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영화.
용의자X
류승범의 다른 연기를 볼 수 있다는 얘기에 보게 된 영화.
일본 소설이 배경이며, 일본 영화도 있다는 얘기와, 사랑하는 여자를 구해내기 위해 노력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 그리고 추리! 정도로 알고 봤는데,
생각보다 훨씬 로맨스에 초점을 둔 영화였다.
근데, 류승범 캐릭터와 이요원 캐릭터 모두 이해가 되지 않아 공감이 안된다는 게 문제 ㅎㅎ
형사 캐릭터가 제일 공감 갔고 ㅋㅋㅋㅋ
중반까지 좀 헐..이러면서 봤는데,
마지막 부분에 몰아부치면서 어느 정도 예상된 결말이면서도 더 많은 것이 숨어 있는 내용이라 후반부는 또 괜찮았다.
한편으로는 마지막을 너무 신파로 만든 것 같기도 하고 ㅎㅎ
찌질한 캐릭터도 어쩜 이리 잘 어울리지 ㅎㅎ
반전있는 내용이라 다 말하면 너무 스포일 것 같기에 적지 않겠다만,
평생 공부만 하며 혼자 살아온 그 남자. 그 남자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런 그이기에 가능한, 그만의 방법으로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고자 한다.
이요원을 좋아하는 사장으로 나오는 남자가 형사들에게 대답할 때 하는 말을 보면,
주인공이 얼마나 그녀에게 진심이었는지를 알 수 있지.
그리고 또 하나.
일본 소설이 원작 답게 소외된 개인에 관한 주제가 같이 들어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이 영화가 어느 정도 인기가 있었던 것이, 우리나라도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심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한다.
수학 말고는 아무 것도 관심이 없고 혼자서 외로이 지내오던 주인공의 인생에, 다른 사람이 들어오고
그로 인해 삶의 의미를 찾게 된다. 극단적인 결말이긴 하지만, 이렇게 작은 관심이 누군가에게는 큰 의미일 수도 있다는 것.
알고 지내는 사람이건, 그저 스쳐지나가는 사람이건, 그런 사람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 그것의 소중함.
나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사람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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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의 양식
- 2013. 2. 16. 22:56
늘 그렇지만, 영화에 대한 얕은 정보만으로 영화를 고르는데,
이번에 본 영화도 생각하던 것과는 다른-좋은 의미로 ㅎㅎ- 영화였다.
단순히 여행-그 중에서도 야생에서 살아가는 삶에 대한 영화인줄 알았는데,
삶과 사랑과 자유와 인생의 진리와.. 그런 많은 것들이 담긴 영화였다.
이 것도 올해의 영화!
스포 잔뜩!
나는 사람을 덜 사랑하기 보단 자연을 더 사랑한다.
- 로드 바이런
(영화 시작부분에 나오는 시 구절.)
어렸을 때부터 이어진 부모의 불화와 비화의 영향으로 사랑에 대해, 사회에 대해 기본적으로 불신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 크리스토퍼.
대학졸업 후 가족에게 연락을 끊은 채 2년 간 미국 곳곳을 떠돌아 다닌다.
신분증을 잘라버리고 돈을 불태우고, 이름조차 '알렉산더 슈퍼트램프'로 바꾸고서.
그의 목적은 단 하나, 북쪽-알래스카로 가는 것.
걷고, 히치하이킹을 하고, 카약을 타며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고, 가끔 돈을 벌기도 하며 그렇게 야생 생활을 이어간다.
여행을 하는 동안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데,
퇴역 군인으로 교통사고로 부인과 아들을 잃은 한 할아버지의 말.
"When you forgive, you love. And when you love, God’s light shines upon you."
그리고 사람들과 동떨어져 가죽을 만드는 일에 집중하느라 여행도 떠나지 못하고 있는 그에게 주인공이 하는 말.
“The core of mans' spirit comes from new experiences.”
그러다 도착한 알래스카. (네이버 영화정보에는 알래스카까지는 못갔다고 되어있던데..)
차가 들어갈 수 있는 곳까지 차를 얻어타고 정말 혼자서 눈 속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발견한 버려진 버스.
이 곳에서 본격적으로 사회와 단절된 야생의 생활을 시작한다.
I now walk into the wild.
그가 영향을 크게 받은 책 중 하나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
(자신에게 물질적인 충족만을 주는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더욱 이런 쪽에 빠지게 된 주인공.)
이 책과 몇몇 책을 읽어가며 자신만의 방법을 개발해가며 일기를 쓰고 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다 어느 순간, 떠나는 이유가 있다면 돌아가는 이유가 있다,라는 걸 깨닫고 다시 문명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겨울에 건너왔던 강물은 어느새 엄청 불어나 있어서 건널 수가 없었다.
하지만 더는 먹을 것이 없고, 사냥할 동물도 없다.
그렇게 힘겹게 하루하루를 보내다 책에서 한 구절을 읽는다.
모든 것에는 본래의 이름이 있다.. 뭐 그런 내용인데 그걸 보며 야생초를 떠올리고,
미리 사온 식물도감을 보며 먹을 수 있는 식물을 캐서 먹는다.
하지만 그것은 식용식물과 비슷한 독성을 가진 식물.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죽음에 이른다'라는 구절을 읽으며 삶의 희망을 잃는 주인공.
그렇게 기력이 다한 상태로 살다 버스 안에서 죽음을 맞는다.
죽기 전, 책 행간에 써 놓은 한 글귀.
HAPPINESS ONLY REAL WHEN SHARED
죽음을 맞이하며 주인공은 버스에 누워 창 밖으로 하늘을 바라 본다.
그 하늘을 넘어 야생 생활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 부모님과 재회하는 장면을 생각해본다.
그리고 다시 하늘.
그 하늘에서는 빛이 내려온다.
놀라운 것은 이것이 실제 일어난 일이라는 것.
주인공인 죽고 2주 후 사냥꾼들에게 시신이 발견되었는데, 카메라에 들었던 필름을 현상해서 발견한 실제 주인공의 사진이라고 한다.
버스에서 생활을 하는 동안 나무판에 글을 쓰는데, 그 마지막에 알렉산더 슈퍼트램프라는 이름을 써놓지만,
죽기 전에 그 밑에 본명을 남긴다. 이것 또한 위에서 말한 책에서 나온 구절의 영향이겠지.
영화를 보는 동안 배경음악이 아주 적절하게 나오는데,
가사도 자막으로 처리되어 있어서 참 좋다,고 생각했는데
감독이 특별히 Eddie Vedder에게 요청하여 만든 곡들이라고 한다.
좋은 구절 찾다보니, 책을 읽어야만 할 것 같은 느낌!
기억하고픈 구절이 깨알같이 많았다. 대사도 그렇고, 노래 가사도 그렇고.
“Its not always necessary to be strong, but to feel strong.”
“I'm going to paraphrase Thoreau here...
rather than love, than money, than faith, than fame, than fairness... give me truth. ”
“You are wrong if you think Joy emanates only...from human relationships.
God has placed it all around us...and all you have to do is reach for it.”
2시간 정도의 긴 영화가 끝나고 시작된 씨네토크.
김경주 시인을 보고 깜짝 놀랐다.
왜 잘생기기까지 한 거지? ㅋㅋㅋㅋㅋ
게다가 어그를 신고서 등장!
그렇게 충격을 받고 시작된 대화 ㅎㅎ
평소에도 이 영화를 좋아해서 자주 본다고 했다.
이 영화를 보게 된 계기는, 홍대 레코드 포럼을 지나는데 이 영화의 OST가 나오고 있었다고 한다.
들어가서 Eddie Vedder의 새 음반이냐고 물었더니,
Eddie Vedder는 더이상 새 음반을 내지 않는다고 주인아저씨가 쿨하게 대답하셨다고 ㅎㅎ
그렇게 노래가 좋아 듣기 시작했고, 영화가 궁금해져서 보게되었다고 했다.
주변에도 많이 추천을 해주는데, 대부분 남자들은 반응이 좋은데, 여자들은 그냥 그렇다고 ㅋㅋ
난 좋았는데 ㅋㅋㅋㅋㅋ
예전에 실연 후 홀로 여행을 떠났던 얘기를 하며 외로움을 즐길 수 있을 때까지가 여행의 묘미인 것 같다고,
진리를 찾기 위해 무조건 남쪽으로 여행을 떠났지만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한 관객의 말에
북으로 갔으면 굉장한 경험을 했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ㅋㅋ
시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시차라는 건 물리적인 시차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감정적인 것이다. 그리움과 같은 것.
예전의 어느 시점을 회상할 때, 그 예전과 지금에 발생하는 시차에서 느껴지는 감정.
침묵이 많은 영화를 좋아하고, 영화 도입부 5~10분을 보고 뒷 이야기를 상상하며 영화를 고르는 편이라고.
만약 영화 작업을 한다면 도입부는 정말 잘 만들 자신이 있다고 하셨다 ㅎㅎ
이 영화의 원작은 다큐멘터리 북인데, 번역을 하고 싶어서 오랫동안 알아봤는데,
이미 어느 출판사가 판권을 가지고 있었고, 번역된 책이 나와있다고 했다.
하지만 너무 동화같이 번역을 했더라며..
판권이 끝나기까지 2년 정도가 남았는데, 꼭 번역을 하고 싶다고 ㅎㅎ
번역본이 새로 나오면 꼭 읽어야지!
영화에서는 주인공은 자신이 부모님들의 영향으로 사랑에 대해 부정을 하고 부모님에게 까칠한 반면,
여행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친절하기도 하고 그들의 사랑을 이뤄주기도 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책에 보면 실제로 훨씬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싸우고 맞고 까칠한 면이 많이 부각된다고 한다 ㅎㅎ
실제 이야기이기에 관련 자료를 많이 찾아보았는데,
주인공이 '야생에 갖히'게 되어 희망을 잃는데, 실제로 멀지 않은 곳에 사냥꾼들이 있었다고 한다.
정말 살겠다는 의지로 움직였다면 그 사람들을 만나 살아남았을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
그곳에 버려진 버스가 있었던만큼, 생각과 같이 완전한 야생은 아니었다고..
주인공이 68세대로, 90~92년에 여행을 했는데, 이 시기의 미국의 상황을 생각한다면 주인공의 행동을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이 사건이 알려지고난 뒤, 대학졸업 후 실제 저 버스가 있는 장소로 떠나가는 것이 유행이 되었다고 한다.
'68세대' 란 68년 5월 프랑스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대학생들과 이에 동조해 시위와 청년문화를 이끌어갔던 당시 유럽과 미국 등의 젊은 세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해 3월 파리 근교 낭테르대 운동권 학생이 당시 미국계 은행 폭파사건 용의자로 지목돼 체포된 데 대한 항의투쟁으로 시작된 이 운동은 5월 들어 파리 소르본대 점거농성과 경찰 개입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 운동에는 학생뿐 아니라 노동자.공무원.지식인.예술가 등이 총망라됐으며 사상적 주류를 이뤘던 사회주의자들과 마르크스주의자, 마오쩌둥 (毛澤東) 주의자, 무정부주의자들까지 가담, 사회문화혁명으로 발전했다.
이 '혁명' 은 서유럽을 거쳐 미국으로 건너가 반전 (反戰) 운동으로 번졌고 멕시코와 당시 공산권 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유고슬라비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68세대는 전후 경제적 풍요 속에서 기성세대의 가치관과 권위주의를 거부하며 체제에 도전, 60년대말부터 70년대초의 청년운동을 주도했다. 68세대는 또 산업사회의 인간 소외와 자본주의의 문화행태를 비판한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이론을 토대로 자본주의 체제 극복을 주장하며 정치적 색깔을 띠기 시작했다.
80년대 들어 이들은 전통적 사회주의자들과 연대해 자연과의 새로운 관계를 추구하는 생태주의, 여성의 권리와 남녀간의 새로운 관계정립을 모색하는 페미니즘, 제3세계의 빈곤.저개발의 원인을 선진국과의 관계에서 찾는 제3세계주의 운동 등으로 분화하면서 정치세력화하기 시작했다.
- 네이버 지식백과 중
그렇게 한 시간에 걸친 씨네토크.
김경주 시인의 얘기도 많이 듣고, 관객들도 느낀점을 많이 이야기를 해서 영화에 대한 더 많은 이해를 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나도 한 때 가볍게 사는법,에 대한 책을 몇 권 읽으며 실천을 하려 했는데,
어느새 또 다시 물질문명에 푸욱 빠져 지내고 있구나.
언젠가 주인공처럼 완전 야생은 아니더라도 긴긴 여행을 떠나고 싶은 나에게,
혼자 여행하기 좋아하고, 어울리기도 좋아하지만 혼자 노는 것도 좋아하는 나에게 이 영화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처음에 그가 가졌던 생각과 마지막에 그가 하는 생각에는 많은 차이가 있으니까.
실제로 책에서는 '행복은 나눌 때 존재한다'는 구절이 나올 때 헨리 데이빗 소로에게 왜 이 내용을 써놓지 않았냐고 말하는 장면도 있다고 한다.
살아가면서 취향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어 간다.
절대적인 진리는 있는 것일까?
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것이 인생이겠지.
다양한 경험을 하며 나만의 진리를 찾아야지.
그래서 이번 휴가는 어디로 가야하는 걸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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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의 양식
- 2013. 2. 2. 19:48
무죄추정의 원칙과 같은 법적인 장치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겠지.
주인공 Mads Mikkelsen 의 연기가 훌륭해서 몰입이 더 잘되었다. 남자 유치원 선생님이라는 다소 낯선 직업으로 나오지만 멋진 중년 ㅎㅎ
억울함에 가득 찬, 눈물 고인 그의 눈이 기억에 남는다.
이 영화를 보며 떠오른 영화가 '케빈에 대하여'.
이 영화는 주인공이 범죄자 취급을 받고, '케빈에 대하여'에서는 아들이 저지른 범죄에 때문에 주민들에게 미움을 사기에 상황은 다르지만,
집단이 한 사람에게 가하는, 그들 사이에서 정당화된 폭력의 무서움.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성범죄자 신상공개 관련 논란도 떠오르고.
당연히 그 당사자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그의 가족들은 또 무슨 죄인가 싶기도 하고.
인간이 만든 법은 무엇이며, 그 법을 어떻게 억울한 사람이 없게 집행할 수 있을까, 와 같이
이런 저런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 영화.
깔끔한 결말이 나올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아서 더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다.
문라이즈 킹덤
정말정말정말 사랑스러운 영화!!
개인적으로 올해의 영화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 영화다 ㅎㅎ
이 감독 영화는 본 적은 없고, 다즐링 주식회사는 뭔가 관심을 잠깐 가졌던 기억은 있는데 보지는 않았지 ㅎㅎ
그래서 감독이 이런 풍을 많이 찍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는 진짜 대박!!
남들과는 조금 다른, 자기만의 세계가 있는 주인공 수지와 샘.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들에게 틀렸다고 말한다.
첫 눈에 서로를 알아본 그들은 펜팔을 하다 도저히 이곳에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탈출을 계획한다.
My answer is YES.
보이스카웃 출신 샘과 독특한 소녀 수지의 가출용 짐꾸림 ㅋㅋ
샘의 능력 덕분에 무사히 캠핑도 하고 ㅎㅎ
중간중간 재미있는 요소가 참 많은데, 12살인데도 샘이 어찌나 늠름한지 ㅎㅎ
저런 연인과 함께라면 어디든 갈 수 있을 듯!
두 주인공 캐릭터가 정말 사랑스럽기도 하지만,
주변 인물들도 다 너무 좋아!
스카웃 대원 꼬맹이들이나 수지 동생들도 너무 귀엽고,
유명한 브루스 윌리스, 빌 머레이, 에드워드 노튼, 틸다 스윈튼, 프란시스 맥도먼드(라고는 하는데 난 두 명만 알겠다 ㅎㅎ)와 같은 어른들도
다 특색이 있는 인물들로 매력적이다.
나도 저 섬에 가서 살고 싶어 ㅎㅎ
풋풋한 아이들의 사랑 이야기지만, 그 속에 우리 사회의 편견이나, 사회 시스템, 개인주의적이 되어가는 사회 등에 대한 비판도 하며
내 삶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네.
무엇보다 비쥬얼이 정말 뛰어나서 보는 내내 눈이 즐거웠다.
그래서 열심히 사진을 모았다 ㅎㅎ
주인공 수지. 에피에 버금가는 매력녀 ㅎㅎ
틸다 스윈튼. '케빈에 대하여'로 알게 된 배우인데 멋져 +_+
요건 칸에서 찍은 사진 ㅎㅎ 이렇게 보니 또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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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의 양식
- 2013. 1. 20. 22:32
어렴풋이 괜찮은 영화라고만 생각하고 있단 타인의 삶. 재개봉한다는 소식에 재빨리 보러 갔다 ㅎㅎ
2006년에 개봉한 영화지만, 언제나 그렇듯 줄거리도 자세히 안읽은 상태에서 봐서 더 재미있게 봤다.
(오래된 영화지만 스포 있음 ㅎㅎ)
보면서 남영동 1985가 생각이 났는데, 남영동은 잔혹한 장면을 아주 사실적으로 가감없이 표현한 영화라면,
타인의 삶은 그 당시의 상황을 담담하게 풀어나가는 영화인 것 같다.
주인공이 감시했던 대상이 예술계 사람들이었기에, 그들의 삶이 비즐러에게 미친 영향이 더 컸던 것 같다.
'반역자를 잡아낸다'라는 이성의 영역에 시, 음악과 같은 감성이 들어왔을 때의 그 파장.
더욱이 비즐러는 무미건조한 삶을 살아왔기에, 허를 찔린 느낌이랄까.
예스카의 죽음을 듣고서 드라이만이 슬픔에 빠져 피아노로 연주하는 '아름다운 사람을 위한 소나타'를 듣고서 눈물을 흘리는 비즐러.
그러한 일련의 일들을 거치며 감시의 대상을 보호하게 된다.
무자비한 비밀경찰인 그 조차도 가해자인 동시에 국가 공권력에 의한 피해자인 것이다.
이 대목에서는 두개의 문이 떠올랐고, 개봉한지 6년이 넘은 영화가 지금 재개봉된 것은,
최근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판 포스터.
HGW XX/7와 지문.
동독의 우울한 분위기를 배경으로 담담하게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브레히트의 시나, '아름다운 사람을 위한 소나타'와 같은 예술적인 요소들이 중간중간 등장했기 때문일까,
이 영화를 보는 동안 '아름답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예술의 힘- 시와 음악과 연극과 글과 그림. 그리고 영화의 힘.
그리고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
대선 전 '정권교체' 선언문 광고를 낸 문인들이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된 일도 생각났다.
독일 소설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를 읽을 때도 느꼈던 건데,
역사는 돌고 돌며, 그 옛날- 동독과 서독이 존재하던 시절-에 일어났던 일들이 2013년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반복되고 있다는 것.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 극장에서 드라이만과 장관이 마주치는 장면에서
장관이 드라이만에게 왜 글을 쓰지 않냐며, 적이 없어지니 쓸 소재도 쓸 말도 없는 것 아니냐며 그때가 좋았다,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데,
그런식으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시키다니.. 아 듣기만 해도 화나 ㅎㅎㅎ
크리스타가 죽는 장면에서도 눈물이 핑 돌긴 했지만,
이 영화의 최고의 장면은 마지막 장면. 그냥 눈물이 후두둑 하고 떨어지더라 ㅎㅎ
자신을 보호해준 비밀경찰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찾아가보지만, 멀리서 보기만 하고 그냥 떠나는 드라이만.
그 순간에 다가가 말을 걸어 고마움을 표할 수도 있었겠지만, 예술가인 드라이만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마음을 전한다.
비즐러가 마음을 돌리게 된 큰 계기가 예술이었기에,
이런 드라이만의 표현은 비즐러에게 있어서 그 어떤 말이나 보상보다 더 큰 의미로 다가왔을 것이다.
HGW XX/7로써 했던 자신의 모든 행동이 정당화될 순 없겠지만, 자신의 삶이, 용기를 가지고 바꿔냈던 그 삶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
그 또한 '아름다운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독일, 특히 베를린을 여행할 때,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고 잊지 않기 위해 다양한 방법과 시설로 기록을 해놓았던 모습을 보며
전범국가임에도 독일이 선진국일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거구나, 라는 생각을 했는데,
영화에서도 이런 독일의 시스템이 나오더라.
역사를 잊지 않은 국민에게는 미래가 주어지는 법이니까.
1월 1일에 라이프 오브 파이를 보고 나서 딱히 땡기는 영화가 없어 한동안 안보다 본 영화인데,
슬프지만 아름다운 영화로 기억에 오래오래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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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 for Vendetta_제임스 맥테이그, Les Misérables_톰 후퍼
- 지상의 양식
- 2012. 12. 30. 23:44
예전부터 봐야겠다고 생각하던 V for Vendetta.
레 미제라블을 보고 나니 유독 더 생각이 났다.
hoppin 무료 포인트를 받은 게 있어서 얼른 구입.
아직 아이폰, 아이패드용 어플은 안나와서 컴퓨터로 고생고생하며 봤다.. 자꾸 끊겨...
(물론 스포 ㅎㅎ)
구글링한 이미지.
잊혀진 11월 5일. 국회의사당을 폭파하려고 한 사람이 있었다.
그의 시도는 실패했고 그 사람은 잊혀졌지만, 신념은 남아있다.
그로부터 많은 시간이 흐른 2040년 11월 5일.
강력한 권한을 가진 의장에 의해 통제된 삶을 살고 있는 영국에 가면을 쓴 한 사내가 나타났다.
2040년의 영국은 제3차세계대전을 거친 뒤 통금도 있고, 지금은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많은 것들이 금지된 상태였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책임은 물론, 국가가 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국가로 하여금 반드시 죄의 댓가를 치르게 할 작정입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원인은 거기 앉아 있는 여러분 때문이지요. 바로 여러분이 방임했기 때문입니다.
들고 일어나십시오. 정확히 1년 후, 의사당 정문 앞에서! 그들에게 11월 5일의 진정한 의미를 다신 잊지 못하도록 깨우쳐 줍시다!"
그는 방송국을 장악하고 1년 뒤 11월 5일, 그 날을 기약하자고 말하고,
그 방송을 들은 사람들 마음 속에는 무언가가 꿈틀거린다.
일년 뒤, 11월 5일이 다가오자 시민들에게 마스크와 망토가 배달되고, 억압되던 사회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정부는 탱크와 군인을 앞세워 시위를 진압하려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같은 모습으로 모여든다.
내가 속했고 내가 만든 세상은 오늘 밤으로 끝나. 내일은 새로운 세상이지. 새로운 사람들이 만들어가야 할 세상. 이건 그들의 몫이야.
사람들에게 필요한건 건물이 아니라 희망이에요.
그는 나의 아버지였고 어머니였고 오빠였고 또 친구고 당신이기도 하죠. 또 나이기도 하고 그리고.. 우리 모두 였어요....
그 결과는? ㅎㅎ
대사를 빌려 말하자면,
(몬테크리스토 백작 영화에 대해 얘기하는 장면에서)
"해피엔딩이예요?"
"응. 영화에서만 가능한."
2005년에 개봉한 영화인데,
지난 5년 간 왜 사람들 사이에서 그토록 화자됐는지 참 잘 알겠던 영화.
영화이기에 해피엔딩일 수 있는 것일까?
그리고 개봉 전부터 기대하고 있다가 올해가 가기 전에 보고 싶어 야근 끝나고 급 보러 갔던 레 미제라블.
평은 반반이던데 난 정말 재미있게 봤다.
일단 책은 1권 조금 읽다 말았고..
뮤지컬은 보지 않은 상태라 더 재밌게 봤던 것 같다.
이렇게 전 곡이 다 좋은 뮤지컬(영화)는 오래만!!
배우들 얼굴 클로즈업 해줘서 감정도 더 잘 와닿았고,
디테일에 민감하지 않은 나에겐 배우들 노래도 좋았다 ㅎㅎ
"우리가 부르면 모두들 따르리" 라는 가사가 있는데,
그렇게 확신에 차서 준비를 했건만 막상 당일이 되자 파리 시민들은 문을 걸어 잠그고 침묵을 지켰다.
프랑스 혁명이 성공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는데
이러한 과정을 수없이 거치며 이루어 진 것이겠지.
이걸 보고 나서 V for Vendetta를 봤더니,
배경은 다르지만, 레 미제라블과 같은 상황이 일어난 후 그 언젠가가 V for Vendetta인 것만 같은 느낌 ㅎㅎ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이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데,
한계점을 찍을 때까지는 그냥 그렇게 모르는 척, 지나가게 되는 것일까.
평일에 급 관람 후 이번 주말에 늦잠자고 널부러져 있는데, 엔딩 곡이 계속 생각나서 사운드 빵빵하다고 들은 메가박스 M2관을 검색.
마침 가운데 자리가 남아 있어서 다시 보러 갔다 ㅎㅎ
처음 가봤는데, 좌석도 편하고 진짜 사운드 빵빵 ㅎㅎ
한 번 볼 거라면 사운드 시설이 좋은 곳에서 보면 더 좋을 듯!
집에 오는 길에 뮤지컬 OST를 들었는데, 영화보다 심심한 느낌이 들더라;;
엔딩 크레딧을 보고 있으면 이런 화면이 나옵니다 ㅎㅎ
계속 맴도는 엔딩곡 영상으로 마무리.
팬이 만든 예고편이라는데, 노래가 제일 잘 나와있는 것 같아 가져옴 ㅎㅎ
근데 노래는 영화에서 나온 버전의 노래는 아닌 듯 ㅎㅎ
ENJOLRAS
Do you hear the people sing?
Singing a song of angry men?
It is the music of a people who will not be slaves again!
When the beating of your heart
Echoes the beating of the drums
There is a life about to start
When tomorrow comes!
COMBEFERRE
Will you join in our crusade?
Who will be strong and stand with me?
Beyond the barricade
Is there a world you long to see?
Courfeyrac
Then join in the fight
That will give you the right to be free!
ALL
Do you hear the people sing?
Singing a song of angry men?
It is the music of a people
Who will not be slaves again!
When the beating of your heart
Echoes the beating of the drums
There is a life about to start
When tomorrow comes!
FEUILLY
Will you give all you can give
So that our banner may advance
Some will fall and some will live
Will you stand up and take your chance?
The blood of the martyrs will water the meadows of France!
ALL
Do you hear the people sing?
Singing a song of angry men?
It is the music of a people
Who will not be slaves again!
When the beating of your heart
Echoes the beating of the drums
There is a life about to start
When tomorrow co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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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의 양식
- 2012. 12. 6. 22:28
'2012 씨네큐브 예술영화 프리미어 페스티벌'을 한다는 소식에 홈페이지에 들어가 영화 목록을 살폈다.
그 중 눈에 띄고 시간이 맞는 영화 두 편을 봤다.
먼저 파리5구의 여인.
파리 5구의 여인 The Woman in the Fifth
프랑스, 영국 외 | 85분 | 청소년 관람불가
감독 파벨 파블리코브스키 | 출연 에단 호크,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
2011 토론토영화제, 시카고영화제 초청
소설가 톰은 별거 중인 아내와 딸을 만나기 위해 파리를 찾는다.
가방과 지갑을 잃어버린 뒤 체류비를 벌기 위해 야간 경비 일을 시작한 그는
어느 날 신비스러운 매력의 여인 마르기트를 만나게 된다.
<빅 픽처>로 잘 알려진 베스트셀러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원작을 영화화했다.
전작들로 테살로니키영화제 작품상, 에딘버러영화제 최우수영국영화상, 영국아카데미상 최우수영국영화상 등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감독 파벨 파블리코브스키의 신작.
'빅 픽처'가 한 때 엄청 유명했지만,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있던 나에게 이 영화는 좀 멘붕 ㅎㅎㅎ
보러간다고 했더니, 친구가 스릴러냐고 물었을 때만해도, 아닐껄? 이라고 답했는데 ㅋㅋㅋ
1995년에 "Un billet, s'il vous plaît" 라는 말을 하지 못하고 얼어 붙었던 에단 호크가
자연스럽게 생활 불어를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내가 다 뿌듯한 ㅎㅎㅎㅎ
세월이 많이 흘러 나이가 꽤 들었지만, 그는 미중년이었다 :D
파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인데, 파리 덕후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나에겐 좀 지루하기도 했지만,
여행만으로는 알 수 없는 파리의 어두운 부분을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했다.
안나 카레니나!
마음에 들지 않던 촌스러운 포스터...
안나 카레니나 Anna Karenina
영국 | 130분 | 15세 이상 관람가
감독 조 라이트 | 출연 키이라 나이틀리, 주드 로, 애런 존슨
2012 토론토영화제 초청
18세기 러시아, 고관 카레닌의 정숙한 아내 안나는 관료적이고 이성적인 남편에게 염증을 느낀다.
결국 그녀는 매력적인 청년장교 브론스키 백작과 불륜에 빠지지만,
그의 애정이 식어가는 것을 느끼고 질투와 광기에 사로잡힌다.
<오만과 편견><어톤먼트>의 조 라이트 감독이 연출을 맡아 키이라 나이틀리, 주드 로 등 젊고 매력적인 배우들과 함께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고전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이 영화 완전 내 스타일!!!!
책을 읽지 않은데다가, 13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이라 지루하면 어쩌지..라는 걱정을 하고서 갔는데,
정말정말정말 재미있게 보고 왔다.
일단 초반에 특히 강조되었던 뮤지컬 같은 화면 전환 기법이 새로웠다. (뮤지컬처럼 노래는 하는 건 아님)
그래서 처음부터 엄청난 몰입이 되면서 신이 났던 ㅎㅎ
하지만 같이 봤던 친구는 오히려 그런 효과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더라고 했다.
이런 기법을 보면서, 내용 자체는 뻔한 사랑 이야기인데 이렇게 만들 수도 있구나,
사람마다 표현하는 방법이 참으로 다르다는 점에서 역시 삶은 재미있다는 생각이 ㅎㅎ
키이라 나이틀리나 주드 로를 기대하고 갔는데,
나의 눈을 사로잡던 배우가 있었으니!
바로 브론스키 역의 애런 존슨.
뭔가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어쨌든 내 취향이네.. 하면서 봤는데
나중에 검색해보니 '조지아의 미친 고양이'에서 훈남으로 나왔던 배우였다.
좀 더 알아보니 무려 23살 연상의 부인을 둔 90년생이라고 ^^
싱글이라 한들 어찌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왜 훈남은 다 짝이 있는 걸까요.... 또르르...
화려한 의상 덕분에 더 재미있게 봤다.
책을 읽지 않았기에 톨스토이가 말하고자 하는 모든 걸 이해한 건 아니겠지만, 영화를 통해 느낀점들에 대해 말해보면,
18살에 결혼을 하던 시절이었는데, 그 시절의 결혼이란 건 참으로 많은 희생과 인내를 필요로 했을 것이다.
그렇게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고서, 나중에야 운명의 상대를 만나게 된 안나.
종교적인 신념인가, 마음의 소리를 들을 것인가.
사랑을 택하고서 행복을 느끼면서도 상류층 사교계의 삶을 포기하지 못하는 안나.
자신이 사랑만으로 살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진작에 알았다면, 그녀는 사랑을 택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부메랑은 존재한다는 것.
자신이 결혼을 한 상태에서 다른 사랑을 만난 것이기에,
브론스키에 대해서도 끊임는 불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위대한 개츠비에서도 그런 장면이 나오는데,
(예전에 알았던 몰랐던) 새롭게 시작된 사랑이 있다고 해서, 예전 사람과의 좋았던 추억이나 그 사람을 사랑했던 마음이 없어지는 것은 아닌데,
예전 사람과의 진행 중인 관계를 저버리는 것을 보면 사랑이란 참 덧없다 싶기도 하고 ㅎㅎ
안나 얘기와는 달리, 타의에 의한 것이긴 하지만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찾은 키티를 보면서는
어떤 사람과 사랑하느냐에 따라 내가 어떤 사람이냐가 정의될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레빈을 만나기 전까지는 흔히 말하는 부잣집 딸의 느낌이 강했지만,
나중에 근교의 레빈 집으로 간 후에는 그 전의 모습과는 달라진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도 하고, 충만해진 느낌이랄까.
이 커플은 사랑의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ㅎㅎ
아무튼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평생 '안나 카레니나'를 읽을 일이 없었을 것도 같은데,
조만간 책을 읽기로 결심!
그리고 내년쯤 영화가 정식 개봉하면 또 보러가야지.
올해가 끝나기 전에 어둡지 않은 올해의 영화를 찾아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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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의 양식
- 2012. 12. 6. 21:14
이 책도 워낙 유명한 책이지만 관심이 없다가 ㅎㅎ
포인트로 이북 구매할 때 선택.
왜 그렇게 유명한지 궁금해서 같이 구입했던 책 중 가장 먼저 읽었다.
김영하 작가의 번역본의 해설 링크를 친구가 보내줘서 읽었는데,
딱 이 표현이 이 책에 대한 내 느낌.
위대한 개츠비는 미국인들이 즐겨 주장하는 것처럼 지금까지 영어로 쓰여진 최고의 소설은 아닐지도 모른다.
...
그러나 적어도 그 고등학생들이 말하는 것처럼 졸라 재미없는 소설은 결코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다.
이 책이 '영어로 쓰여진 최고의 소설'이라고 한다면 미국문학에 실망 ㅎㅎ
1920년대의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기에,
미국에 관심이 전혀 없는 나에게는 재미가 없게 느껴졌던 것도 있을테고.
그래도 폴 오스터의 '뉴욕 3부작'은 재미있게 읽었는데 ㅎㅎ
아무튼 말 그대로 정말 재미없는 건 아니라서 빠른 속도로 읽어 내려갔다.
정말 안맞는 책은 다 읽지도 못하니까...
김영하 작가 번역 버전도 나중에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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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이야기_얀 마텔
- 지상의 양식
- 2012. 12. 1. 16:10
"신사숙녀 여러분, 어린이 여러분! 이제 자리에 앉아주십시오! 서두르세요, 얼른요. 늦춰지는 게 싫으시죠? 앉아서 눈을 크게 뜨고, 마음을 열고 놀랄 준비를 하십시오. 여기 여러분을 즐겁게 해주고, 교훈을 주고, 만족시켜주고, 덕성을 높여줄 쇼가 시작됩니다. 여러분이 평생 기다려오신, 지상 최고의 쇼입니다! 기적을 보실 준비가 됐습니까? 됐다구요? 그럼 좋습니다. 어디서든 볼 수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춥고 눈 덮인 숲에서도 봤습니다. 비 내리는 무더운 밀림에서도 봤습니다. 잡목이 덮인 건조한 땅에서도 봤습니다. 홍수림 지역의 소금이 있는 습지에서도 봤습니다. 사실 그것들은 어디서든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여러분을 기다리는 것은 생전 처음 보시는 것입니다! 신사숙녀 여러분, 어린이 여러분, 더이상 떠들어대지 않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보여드리게 되어 기쁨이자 영광입니다. 인도계 캐나다인 파이 파텔, 태평양을 건너는, 물에 떠 있는 서커스으으으으! 휘리릭! 휘리릭! 휘리릭! 휘리릭! 휘리릭!"
워낙 유명한 책이지만, 판타지 내지는 성장소설(을 많이 읽는 편이 아니다)일 거라고 생각해서 시도도 하지 않았던 책인데,
영화의 예고편을 보고서 "이건 봐야해!"라는 생각이 들어 책을 읽게 되었다.
파이와 리처드 파커가 함께하는 지상 최고의 이야기.
세상은 결국 혼자 살아가는 것이라곤 하지만, 정말로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 동물과 함께할지언정.
나는 신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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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 11. 25. 19:00
이번 주말의 목표였던 영화 두 편을 다 봤다.
토요일엔 제작두레 참여했었기에 시사회표가 나와서 26년을 아트레온에서 봤고,
오늘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남영동 1985.
26년은 강풀 원작 만화를 보지 않아서 비교할 대상이 없었기에 만족.
몇몇 평에서 나오듯이 좀 신파로 간 느낌은 있어서..
엄청 울고 나왔지..
나와서 또 술 ㅎㅎㅎ
시사회 전 감독과 배우들의 간단한 무대인사도 있었고,
꽉 찬 영화관과 엔딩크레딧의 수많은 이름을 보니 감동이 더 해졌다.
하지만 엔딩크레딧 올라가자마자 불을 켜서 사람들이 은근 많이 나가더라..
이래서 작은 영화관이 좋아..
남영동 1985는 잔인한 장면이 많다고 해서 엄청 긴장하고 봤다.
이미 알고 있던 내용들이지만, 화면으로 보니 정말 충격.
어렸을 때 봤던 모래시계 장면들도 떠오르고.
고문 받는 역할을 한 배우 박원상씨가 얼마나 찍으면서 힘들었을지.. 대단해보였다.
일부러 작은 영화관을 찾아가긴 했지만, 생각보다 사람이 없어서...
그래도 엔딩크레딧 끝날 때까지 차분히 앉아 있다가- 사실은
엔딩 크레딧에 고문을 당한 사람들의 인터뷰가 나오는데 울다가 나왔지 ㅎㅎ
그 부분에서 주변에서도 좀 우는 것 같더라고..
아무튼 두 편의 영화를 주말 동안 연달아 보면서,
마음이 너무나도 추워졌다.
한편으로는 가슴 속에서 끓어오르는 무언가가 있어 뜨거워지기도 하고.
원래 월요일이 온다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일요일 저녁에 영화를 보곤하는데,
이번엔 멍-한 상태가 계속되네.
딱 한 번 축구 경기를 경기장에서 관람한 적이 있는데,
그때가 한일전이서 응원단에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문구를 크게 현수막으로 만들어 왔었는데,
그 말이 우리에게 적용되지는 않겠지?
이런 역사를 잊고서 그가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는 일은 없겠지..
한동안 보고 싶은 영화가 좀 뜸했는데,
12월 1월 이어서 보고픈 영화가 많이 개봉하는 듯.
부지런히 보러 다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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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 11. 20. 22:09
아주 우연히, 이비에스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발견한 배너.
황석영 작가님과 최고은 님이 라디오를 한다?
알고 보니 이미 9번째 작품을 진행 중이라는 '라디오연재소설'.
지난번 르 클레지오 작가님 낭독회 때 깜짝 게스트로 뵀던 황석영 작가님.
그때도 보통 분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ㅎㅎ
아 정말 연륜이란 이런 것이구나! 란 생각을.
3 구라 중 한 명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말씀을 정말 잘하신다.
그리고 작품도 역시 좋아서 급 연재를 알게 되어
앞부분부터 열심히 듣고 갔는데 뒷내용이 너무 궁금해..
아무튼 짧은 기간 내에 두 번이나 뵀다 :)
그리고 이번 작품의 낭독자 최고은 님.
일 년 전쯤 홍대 공연장에서 공연을 보고는,
목소리가 정말 좋아 기억에 딱! 박혀 노래도 찾아 듣곤 했는데 ^^
이런 작업도 했다니 안들을 수가 없지 ㅎㅎ
보통 때는 수줍어하시는데
노래나 낭독을 할 땐 정말 멋진 모습을 보여주시는 분.
유럽에서 투어를 하게 되었다는데 좋은 공연하고 돌아오길 바라요!
재즈피아니스트 진보라님.
이날의 게스트로, 낭독을 듣고 즉흥적으로 연주하셨다.
이미 유명한지 좀 되어서 나이도 좀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어려서 깜놀 ㅎㅎ
어려서부터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그 길을 꾸준히 가는 모습이 부러웠다.
그에 따른 힘든 점도 있겠지만, 야무지게 잘 헤쳐나갈 듯 ㅎㅎ
살다 보면 이런저런 힘든 순간들이 오지만,
적절히 흘려보내며, 물이 흘러가듯 가야 할 길을 가는 것. 그렇게 살아가는 것.
지금 느끼는 이 불안, 지금 나를 아프게 하는 이 상처, 지금 나를 머무르게 하는 이 나태는
넓은 시각으로 보면 아주 소소한 것이기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너무 아파하지 말고 그렇게 나아가야 한다는 것.
명작가와 명낭독자와 명연주가가 어우러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겼던 낭독회.
다음에도 또 참석할 기회가 오길.
아, 피디님도 좀 귀여우셨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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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 클레지오 작품 낭독회 @카페 꼼마 2page
- 지상의 양식
- 2012. 9. 18. 22:51
가봐야지 하면서 매번 스쳐지나가기만 했던 카페 꼼마 2호점.
오늘에서야 들어가게 되었다.
바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르 클레지오' 작가와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었기에.
공간을 어떻게 바꿔 놓았을까 궁금했는데,
한쪽 책장을 벽으로 만들고 그 앞으로 의자를 배치해놓았다.
강연장으로 쓰기도 좋은 카페인 듯.
황금물고기를 최근에 읽었다.
이런 자리에 갈 때 관련 책을 모두 읽고 갈 순 없겠지만,
기회가 닿는다면 미리 읽고자 했기 때문에 얼른 읽기 시작했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게, 빠르게 읽어 내려갔다.
사실 노벨문학상 정도의 상을 탔다면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게 사실이니까 ㅎㅎ
따끈한 레몬차를 시키고 앉아 조금 기다리니 낭독회가 시작되었다.
이런 자리가 있으면 최대한 많은 말을 꾹꾹 눌러 담아오기 위해 노력하는데,
통역을 거치는 터라 역시 우리 말을 하는 작가와의 만남에 비해서 정확한 말들이 많이 기억에 남지 않았다.
대략 이런 의미의 말을 했지~~라는 정도. 그래서 후기를 써도 뭔가 와전될 것 같아 조심스러워지네 ㅎㅎ
르 클레지오 작가님의 생애 자체가 많은 여행, 이동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글을 쓰는 것은 여행을 하는 것과 같다고 하셨다.
소설을 쓴다는 것 자체가 현실에 기반을 두더라도 주인공들만의 세계가 새롭게 펼쳐지는 거니까.
장소적인 것이 아닌 정신적인 여행이 되겠구나.
글을 쓴다는 것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사막에서 태어나고 사막에서 살고, 자유를 찾아 떠났다가도 다시 자신의 근원인 사막으로 돌아가는 황금물고기의 주인공.
실제로도 사막은 현실적이지 않은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곳이라고 한다.
시카고에서 한 쪽 귀가 들리지 않는 재즈 가수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녀의 할머니가 자루에 담겨져 납치를 당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이 두 가지를 섞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했다.
작가님의 어머니도 피아니스트이고, 글을 쓸 때도 음악을 들으면서 쓰는 경우가 많다고.
특별 게스트로 3살 아래 막내 동생인 황석영 작가님이 함께 하셨는데,
르 클레지오 작가님과의 인연과 토종문학과 외방문학의 의미,
외방문학을 쓰는 작가로서의 르 클레지오 작가가 토종문학에 미치는 영향 같은 것들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셨다.
해설집을 보는 느낌이랄까 ㅎㅎ
같은 공간에 있었던 것은 2005년 파리에서라고 했다.
그때 르 클레지오 작가님이 파리는 글을 쓰기에 너무 시끄러운 곳이라고 했다고.
파리 사람들의 얼굴이 정말 시끄럽다고.
아무튼 직접적으로 같은 공간에 있었던 건 그때였지만,
르 클레지오 작가님은 태국에서 대체복무를, 황석영 선생님이 베트남에서 참전용사로 있을 때가 같은 시기였다고 한다.
장소는 다르지만, 동시대에, 같은 순간을 겪었다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공감대를 가지게 된다는 것.
정말로 다이나믹한 우리나라의 지난 시간들을,
같은 공간에서 함께 하지 않았더라도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는,
세상을 조금씩 바꿔가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는 우리 또한,
우리만의 공감대를 형성해 가고 있는 거겠지.
2009년에 기획하고자 했던 평화 열차,
한국에서 유럽까지 여러 작가들과 함께 떠나가는 평화 열차.
좌에서 우에서 많은 반대가 있었다고 하는데..
100일도 남지 않은 우리의 권리를 행사하는 날이 오면,
그 날 우리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면,
그 평화열차가 출발하는 날도 머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
내년에 휴가를 아껴둬야 하나 ㅎㅎ
처음 책에 사인을 받을 때만해도 엄청 낯설었는데,
이제 사인을 받는 다는 것 자체에는 많이 익숙해졌다 ㅋㅋ
하지만 여전히 수줍은 건 사실!
한글로 이름을 적어주시길래 한글 이름으로 사인을 받았다.
프랑스어를 많이 놓고 있었는데, 나는 프랑스어를 참으로 좋아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고 ㅋㅋ
공부를 완전히 놓지는 말아야지.
특별한 일 없이 흘러하는 하루하루.
뭔가 재미있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그냥 기다리지만 말고,
세상에 많은 즐거운 순간들을 찾아 부지런히 움직이며
반짝이는 추억을 쌓아가야지.
아마도 여행을 하는 이유 중에 자기 자신의 무능을 정확히 가늠하려는 것보다 더 큰 이유도 없을 것이다.
라가 섬, 보이지 않는 대륙의 그 작은 조각, 나는 거의 실수로 그곳에 다가갔다.
그 섬이 나에게 무엇을 선사할지 전혀 모르는 채로.
꿈이나 욕망을 선사할지, 환상이나 새로운 희망을 줄지, 아니면 그저 기항지일 뿐인지......
흘끗 보였다가 스치듯 지나간 라가는 이미 멀어지고 있다.
- '라가-보이지 않는 대륙에 가까이 다가가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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